한화 3루에 또 한 번 격변이 일어날 조짐이다. 올 시즌 내내 확실한 붙박이 주전이 없었던 한화 3루에서 신성현(25)이 복병으로 뜨고 있는 것이다.
신성현은 지난달 30일 대전 삼성전에서 만루 홈런 포함 2안타 5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2회 첫 타석부터 2사 만루 찬스에서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선제 결승타를 때렸고, 3회에 다시 찾아온 2사 만루에선 타일러 클로이드의 초구를 좌측 스탠드에 꽂는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했다.
일본 교토국제고 출신의 야구 유학생 신성현은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에 입단했으나 1군에서는 뛰지 못하고 방출됐다. 이후 지난해 고양 원더스를 거쳐 올해 한화 육성선수로 KBO리그에 입성했다. 지난 6월10일 대구 삼성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해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정확성과 선구안에서 약점을 드러내며 8월말 2군으로 내려가야 했다. 그 당시까지 성적은 46경기 타율 1할8푼8리 13안타 2홈런 8타점으로 볼넷 6개를 얻는 동안 삼진을 무려 36개를 당했다. 일발 장타력은 매력적이지만 낮은 공에 약점이 드러난 뒤로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1군 복귀 후에는 확 달라진 모습이다. 9월 이후 성적은 15경기 타율 3할7푼5리 9안타 2홈런 9타점으로 볼넷이 6개를 골라내면서 삼진을 겨우 3개밖에 당하지 않았다. 9월 표본이 다소 적다는 걸 감안해도 극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최근 7경기 연속 선발 3루수로 뛰었다.
신성현은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연습하다 보니 좋아졌다. 방망이 나오는 게 처지기 때문에 공을 찍어 치라고 주문하셨다"며 "그 덕분에 볼을 조금 더 길게 볼 수 있고 좋은 타격이 되고 있다. 이전에는 낮은 공을 참지 못해 방망이가 쉽게 나갔는데 요즘은 낮은 공도 참아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빨리 1군에서 많이 뛸 줄은 몰랐다. 지금 저한테는 타석 하나하나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주전 3루수에 대한 욕심이 있다. 경기에 많이 나가 지금보다 더 잘 치고 싶고, 수비도 잘하고픈 마음이 크다"고 의욕과 포부를 감추지 않았다.
한화는 지난해 송광민이 주전 3루수로 활약했지만 올해는 어깨와 팔꿈치 통증이 겹치며 4월을 끝으로 전열 이탈했다. 시즌 초반 김회성이 주전 3루수로 기회를 받았으나 그 역시 어깨 부상을 당한 뒤 신인 주현상이 출장 기회를 늘렸다. 그러다 최근에는 신성현에게로 다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여기에 내년 시즌에는 오선진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기 때문에 3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 시즌 막판 눈에 띄게 업그레이드된 신성현이 한화의 주전 3루수로 도약할지 주목된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