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튼 커쇼(27, LA 다저스)가 위대한 시즌을 보내고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인 ESPN의 '스포츠센터'에 나온 칼럼니스트 팀 커크지언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커크지언은 "누군가는 커쇼에게 투표하겠지만, 커쇼는 3위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분명한 의견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커쇼는 16승 7패, 평균자책점 2.16으로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후반기 성적은 10승 1패, 평균자책점 1.36으로 더욱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크지언이 커쇼를 3위에 놓은 것은 팀 동료인 잭 그레인키, 그리고 제이크 아리에타(시카고 컵스)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캔자스시티 로열즈 시절이던 2009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바 있는 그레인키는 올해 18승 3패, 평균자책점 1.68의 기록을 이어가는 중이다. 192탈삼진으로 이 부문에서 커쇼보다 102개가 적지만, 타자들을 막아낸 기록만 보면 그레인키가 우위였다. 다승 1위 아리에타도 21승 6패, 평균자책점 1.82로 커쇼에 앞선다.
커크지언은 "3명 모두 대단한 케이스다. 42볼넷을 내주고 292탈삼진을 기록한 커쇼도 깜짝 놀랄 만한 숫자를 찍었지만, 다른 2명이 좀 더 낫다"며 그레인키와 아리에타의 손을 들어줬다. 아리에타와 커쇼가 이번 시즌 완투 4회, 완봉 3회를 거둔 반면 그레인키는 완봉 없이 완투 1회가 전부다. 그럼에도 그레인키의 평균자책점이 셋 중 가장 낮다는 것은 그만큼 꾸준히 실점을 방지했다는 뜻이 된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사이영상을 석권했던 커쇼가 3년 연속 대권에는 실패할 것으로 예상된다. 커쇼로서는 그레인키, 아리에타와 경쟁하게 된 것이 불운이다. 커크지언 역시 같은 생각이다. "아마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3위 투수가 될 것이다"라며 그는 커쇼의 불운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한편 커쇼는 평균자책점과 다승에서는 두 투수에 비해 뒤져 있지만, 탈삼진 부문에서는 압도적인 1위다. 남은 한 번의 등판에서 6개만 추가하면 2002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원투펀치인 랜디 존슨, 커트 실링 이후 최초의 300탈삼진 달성자가 된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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