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재개’ 최정, SK 가을 비밀병기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0.01 10: 00

뒤늦게 힘을 내고 있는 SK에 비밀병기까지 가세할 수 있을까. 간판타자 최정(28, SK)이 부상을 딛고 훈련을 재개했다. 정확한 복귀 시점은 미정이지만 만약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기대를 걸어볼 여지가 있다.
부상으로 얼룩진 프리에이전트(FA)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최정은 최근 간단한 타격 훈련을 시작했다. 최정은 지난 9일 봉와직염 증세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으며 3주 가까이 재활에만 매달려왔다. 당초 2주 정도면 어느 정도 컨디션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으나 예상보다는 재활 기간이 길어졌다.
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다시 방망이를 잡았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봉와직염은 세균성 질병이라 땀을 흘리면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이에 최정은 부상 초기 휴식 위주로 상태를 점검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타격감을 금세 끌어올리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다만 SK가 최정의 공백에도 타선이 힘을 내며 가을야구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는 점에서 마지막 기회가 있을 수는 있다.

김용희 SK 감독은 “몸 상태가 돼야 올릴 수 있다”라며 최정의 복귀시기에 대한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포스트시즌에 나간다고 하더라도 활용 여부는 미지수다.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해볼 수 있다. 무리하게 쓰면 선수의 몸에도 도움이 될 것이 없다. 팀의 간판인 최정은 올 시즌 부상으로만 세 차례나 1군에서 말소됐다. 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선수다. 또한 꾸준히 경기에 나선 동료들에 비해 최정의 타격감이 더 낫다는 보장도 없다.
실제 SK 타선은 최정의 이탈 이후 팀 타율 3할1푼3리를 기록하며 선두 NC(.314)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정의윤이 대폭발하며 최정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고 박정권 이재원 브라운 등 중심타자들의 감도 상승세다. 3루는 이대수와 브라운이 번갈아가며 보며 공백을 최소화했다. 팀 타선이 잘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컨디션이 미지수인 최정 카드는 신중하게 봐야 한다. 잘못하면 역효과만 난다. 피 말리는 5위 싸움을 하고 있는 SK라면 더 그렇다.
다만 포스트시즌에서는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유효하다. ‘정상적인’ 몸 상태와 타격 컨디션의 최정이라면 여전히 팀 간판으로서의 임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정 정의윤 이재원 박정권 브라운이 이루는 중심타선은 상위권 팀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짜임새가 있다. 수비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팀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브라운이 임시로 3루를 보는 경기가 많지만 어디까지나 제 포지션이 아닌 만큼 불안감은 남아있다.
결국 최정을 활용하려면 두 가지 전제가 있다. SK가 포스트시즌에 나가야 하고, 또 벤치의 묘수가 필요하다. 정규시즌 남은 경기에서 최정이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 좋은 흐름의 타선에 변화를 주는 것도 도박이다. 여기서 벤치는 타선의 흐름을 이어가면서도 최정의 컨디션을 조금씩 살려 포스트시즌에 대기시킬 방책을 찾아야 한다. 그 방법을 찾기 어렵다면 현재 타선으로 밀고 가는 것이 차라리 낫다. 물론 이는 최정의 몸 상태가 정상이라는 대전제 속에서 논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최정이 팀에 마지막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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