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화의 돌풍 주역 중 하나가 바로 외야수 김경언(33)이다. 어떠한 타격 폼으로도 안타를 만들어내는 그의 신기의 타법을 두고 사람들은 '신'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올 시즌 성적은 104경기 타율 3할4푼 126안타 16홈런 78타점 58득점 출루율 4할1푼6리 장타율 5할2푼8리 OPS .944로 모든 기록에서 데뷔 후 최고 성적이다. 3번과 5번을 중심타선을 오가며 김태균·정근우·이용규와 함께 한화 불꽃 타선의 퍼즐을 맞췄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창 타격감이 뜨거웠던 지난 5월26일 대전 KIA전에 임준혁의 공에 오른쪽 종아리를 맞았고, 근육 파열로 이탈한 것이 뼈아팠다. 일본의 요코하마 이지마치료원에서 빠른 재활을 했지만 41일을 쉬었다.

부상에서 돌아온 뒤에는 실전 감각 문제로 한동안 헤맸다. 이로 인해 다시 열흘 정도 2군에서 퓨처스리그 경기를 소화하며 감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결국 뜻하지 않은 사구 부상 때문에 거의 50일을 손해 본 것이다. 7월말 복귀 이후 더 이상 빠짐없이 뛰었으나 규정타석을 채우기는 쉽지 않았다.
1일 현재 김경언은 총 430타석을 소화 중이다. 올 시즌 KBO리그 규정타석은 446타석. 김경언으로서는 잔여 3경기에 16타석을 채워야 규정타석 진입이 가능하다. 3경기 모두 5타석 이상 들어서야 하는데 한화 타선이 대폭발하거나 아니면 연장으로 가지 않는 이상 쉽게 충족시키기 어렵다. 게다가 김성근 감독은 수비 강화를 이유로 선수 교체가 잦은 스타일이다.
그래도 김경언은 간절하다. 규정타석에 드는 것과 그렇지 않은 건 분명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해태에서 프로 데뷔한 이래 올해로 15년차가 된 김경언은 아직 규정타석 시즌이 없다. 2002~2003년 KIA에서 각각 323타석·388타석을 소화했으나 규정타석에는 89타석·24타석이 모자란 바 있다. 한화 이적 후에는 지난해 개인 최다 355타석을 소화했으나 규정타석까지는 41타석이 부족했다.
김경언은 "팀의 5강과 함께 개인적으로는 규정타석을 채우고 싶다. 규정타석을 하게 되면 처음이라 의미가 있을 텐데 남은 경기에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꼭 하고는 싶은데…"라고 아쉬운 속내를 내비쳤다. 어느 정도 차이가 있으면 아쉬움이 덜하겠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한두 타석 차이로 아깝게 놓치게 생겼다. 겉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속이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만약 김경언이 남은 3경기에서 극적으로 규정타석을 들게 되면 타율 랭킹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현재 3할4푼의 타율은 규정타석 진입시 리그 전체 7위에 해당한다. 김경언의 간절함이 마지막 3경기에서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