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8’ 아시아농구선수권, 최종승자는?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10.01 12: 59

아시아농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이 어느덧 8강 토너먼트만 남겨두고 있다.
이번 대회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예선 첫 날부터 대회에 처음 참가한 팔레스타인이 우승후보 필리핀을 75-73으로 잡아 돌풍을 일으켰다. 필리핀은 NBA출신센터 안드레이 블라치가 대회 초반 기대이하의 부진을 보였다. 그러나 점점 손발이 맞아간 필리핀은 2차 결선에서 챔피언 이란을 87-73으로 대파하는 파란을 연출했다. 결국 필리핀은 E조 1위를 차지하며 가장 좋은 대진표를 손에 얻었다. 8강 토너먼트 4경기를 간단히 예상해본다.

▲ 한국 대 이란 ‘텐진 참사 악몽은 없다’
한국은 2009년 중국 텐진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7위에 그쳤다. 필리핀, 일본, 스리랑카를 물리치고 예선을 3연승으로 통과했다. 그러나 2차 결선에서 이란에게 이란에게 66-82로 패하며 E조 2위에 그친 것이 화근이었다.
한국은 8강 토너먼트서 F조 3위 레바논에게 65-68로 졌고, 순위결정전에서 대만에게 65-70으로 또 졌다. 결국 한국은 7,8위 결정전에서 필리핀을 82-80으로 간신히 꺾고 최종 7위에 그쳤다. 역대 최악의 성적이었다. 중동세의 파워를 실감한 악몽이었다. 한국이 남긴 것은 허재 감독의 화끈한 인터뷰가 전부였다.
올해 대회서 한국은 중국과 카타르에게 패하며 F조 3위로 밀렸다. 필리핀이 이란을 꺾는 바람에 8강서 이란과 만나게 됐다. 현재로서 한국은 무조건 이란을 잡아야 4강에 올라 올림픽 최종예선 진출권을 얻게 되는 상황이다.
▲ 일본과 붙는 카타르, ‘저 자리가 내 자리여야 했어’
카타르는 만만치 않은 전력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레바논과의 예선 2차전에서 2차 연장 접전 끝에 105-100으로 이긴 것이 원동력이었다. 내친 김에 예선을 1위로 통과한 카타르는 한국까지 69-63으로 잡고 F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한국으로서 ‘저 자리가 내 자리였어야 했어’라고 후회해도 늦었다. 한국은 중국과 카타르를 잡고 자력으로 좋은 대진을 잡을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필리핀이 이란을 잡아주는 이변이 발생했다. 한국이 2위였다면 이란을 결승에서 만나는 최고의 대진표가 완성됐을 것이다. 이제와 후회 해봐도 소용없다.
베테랑 가드 타부세 유타, 센터 조지 다케우치가 주축인 일본은 나름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외곽슛을 빼면 아시아권에서 이렇다 할 무기가 없다. 카타르의 중동파워를 감당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카타르는 핵심전력인 귀화가드 클린트 존슨과 센터 모드 모하메드가 부상을 당한 것이 변수다. 두 선수는 중국전에 결장했고, 일본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 중국과 붙는 인도의 돌풍 ‘여기까지만’
이번 대회 또 다른 이변의 팀으로 인도를 꼽을 수 있다. 인도는 팔레스타인을 73-70으로 꺾고 8강 막차를 탔다. 인도는 높이를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센터 암리트팔 싱은 207cm의 장신이다. 아카쉬딥 하즈라도 213cm의 장신이다. 203cm의 포워드 에이스 아미욧 싱은 평균 23점, 9.5리바운드를 올리며 팀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인도의 상대는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중국이다. 이젠롄(213cm), 왕저린(214cm), 저우치(217cm), 리무하오(219cm) 앞에서 인도의 높이도 별 소용이 없다. 중국은 엄청난 홈팬들의 성원까지 등에 업고 있다. 중국이 인도를 대파할 것이 확실하다.
다만 중국은 4강에서 만날 수 있는 한국 또는 이란이 걱정이다. 한국은 예선에서 전반전 20점까지 앞서다 중국에 역전패를 당했다. 중국은 한국에게 혼쭐이 났다. 만약 이란이 올라온다면 하메드 하다디, 니카 바라미, 마디 캄라니 삼총사가 부담이다. 아무리 중국에 장신센터가 많아도 아시아 최고센터 하다디보다 강한 선수는 없다. 
▲ 절묘한 대진운의 필리핀, 결승까지 순항?
필리핀은 비교적 대진운이 좋다. 결선에서 이란을 87-73으로 대파하며 자력으로 E조 선두를 차지했다. 8강에서 만난 레바논, 4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일본 또는 카타르 모두 필리핀보다 한 수 아래다. 결승까지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대회초반 필리핀은 경기력이 형편없었다. 팔레스타인에게 잡힌 이유다. 그러나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호흡이 맞아가고 있다. 블라치는 아시아권에서 당할 자가 없다. 211cm임에도 유연한 드리블과 스텝, 슈팅능력까지 갖춘 블라치는 매우 위력적이다. 여기에 제이슨 윌리엄, 테렌스 로미오 같은 가드진들도 폭발적인 속공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역대 5번 우승한 필리핀은 1960년 초대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첫 7번의 대회에서 4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1974년부터 중국이 참가한 뒤 우승이 어려웠다. 필리핀의 최근 우승은 1985년 쿠알라룸푸르 대회가 마지막이다. 당시는 플레이오프가 없어 결승전을 치르지 않고 우승했다. 필리핀은 올해 30년 만에 우승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장사(중국)=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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