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승 실패’ 김광현, 에이스 가치는 증명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0.01 22: 09

비록 15승 고지를 점령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비교적 좋은 분위기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SK 에이스 김광현(27)이 정규시즌 등판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제 동료들이 힘을 내 포스트시즌 등판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만이 남았다.
김광현은 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동안 107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실점은 3회 고영민에게 맞은 홈런 하나였고 몇 차례 위기를 잘 극복하며 힘을 냈다. 비록 1-1로 맞선 8회 2사 후 마운드를 내려가 시즌 15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에이스다운 투구였다. 이로써 김광현의 올 시즌 성적은 14승5패 평균자책점 3.73이 됐다.
당초 SK는 이날 선발을 놓고 고민이 있었다. 로테이션대로라면 김광현의 차례인데 3번 연속 4일 휴식 후 등판이라는 점이 문제였다. 아무래도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여건. 때문에 문광은을 선발로 올려 롱릴리프 요원으로 경기 초반을 버텨나가는 전략이 논의되기도 했다. 하지만 5위 싸움의 기세를 이어가고자 했던 SK는 김광현 카드를 그대로 밀어붙이는 강공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리고 김광현은 벤치의 믿음에 100% 부응했다.

1회와 2회는 좋은 흐름이었다. 두산 타자들의 빠른 공략을 이겨내며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1-0으로 앞선 3회 고영민에게 던진 145㎞짜리 빠른 공이 한가운데 몰리며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해 동점을 내줬다. 실투 하나가 아쉬웠다.
그러나 그 후로는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3회 나머지 세 타자를 잘 잡아낸 김광현은 4회 1사 후 민병헌에게 중전안타,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주고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양의지를 우익수 뜬공으로, 오재원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위기를 넘겼다. 5회에는 1사 후 정수빈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김재호를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잡아내고 1실점으로 5이닝 고지를 밟았다.
6회를 탈삼진 2개와 함께 삼자범퇴로 넘긴 김광현은 1-1로 팽팽히 맞선 7회 위기를 맞이했다. 1사 후 양의지에게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라인드라이브 2루타를 맞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어 오재원과 승부를 하지 못하고 볼넷을 내줘 1사 1,2루라는 위기 상황에 몰렸다. 갑자기 제구가 흔들렸다. 하지만 여기서 운이 따랐다. 고영민의 우익수 방면 라인드라이브성 타구 때 2루 주자 양의지가 미처 귀루하지 못하며 아웃카운트 두 개를 한꺼번에 잡아냈다. 실점 위기를 넘기는 순간이었다.
8회에도 아웃카운트 두 개를 책임진 김광현은 이날 등판을 마쳤다. 비록 남긴 한 명의 주자가 홈에 들어와 실점은 2점으로 늘어나 패전을 떠안았지만 이는 김광현이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다. 마지막 3경기에서 승리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김광현은 2년 연속 13승 이상을 달성했고 2년 연속 170이닝 이상, 170탈삼진 이상을 기록하며 기나긴 부상 터널에서 탈출했음을 알렸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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