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에게 대구구장은 꿈과 희망 그리고 추억이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10.02 13: 00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에게 대구구장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운 희망의 땅이기도 하다. "대구구장에서 이만수 선배님이 뛰는 모습을 보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고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뛰던 야구장이었다"는 게 이승엽의 말이다.
경북고를 졸업한 뒤 1995년 삼성에 입단한 이승엽은 9년간 대구구장에서 뛰며 국내 최고의 타자로 성장했다. 그는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이~승~엽~ 홈런"을 외치던 팬들을 위해 호쾌한 한 방으로 화답했다. 이승엽은 "나는 대구구장에서 뛰며 행복한 일이 많았다"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2004년 일본 무대에 진출한 뒤 지바 롯데 마린스, 요미우리 자이언츠, 오릭스 버팔로스를 거쳐 9년 만에 삼성에 복귀한 이승엽은 "대구구장을 다시 밟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하기도. 2012년 복귀 후 3차례 우승 반지를 거머 쥐며 더할 나위없을 만큼의 행복을 누렸다.

2일 삼성-kt전은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정규 시즌 고별전이다. 내년부터 새 집(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시즌을 치른다. 이승엽은 "초등학교 때 대구구장에서 뛰며 프로 선수의 꿈을 키웠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구구장에서 뛰며 이승엽이라는 이름 석 자를 알릴 수 있었다"면서 "최신식 구장에서 뛸 수 있다는 기쁨과 함께 그동안의 아쉬움도 든다. 통합 5연패를 달성해 대구구장과 아름다운 이별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부상 치료차 재활군에 소속돼 있다. 1군 엔트리 등록은 불가능하겠지만 상징적인 차원에서 대구구장과의 마지막 인사를 하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봤다. 그는 "민폐"라고 잘라 말했다. "물론 의미있는 일이지만 팀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TV로 보는 게 팀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34년간 정들었던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굿바이 이벤트'를 진행한다. 대구구장 고별전을 위해 레전드급 스타들이 출동할 예정이다. 2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kt와의 경기는 단순히 올해 정규시즌 홈 최종전이 아니다. 삼성 라이온즈는 내년부터 신축구장으로 터전을 옮긴다.
kt전은 따라서 34년의 역사를 마감하는 대구구장에서 치르는 프로야구 마지막 정규시즌 경기가 된다. 뜻 깊은 날을 위해 삼성은 굿바이 이벤트를 마련했다.
우선 삼성 라이온즈 출신의 레전드 스타 3명이 시구, 시타, 시포를 한다. '1993년 한국시리즈의 전설' 박충식 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창이 시구를 맡는다. '위풍당당 파란피' 양준혁 해설위원이 시타자로 나선다. '파란색 헐크' 이만수 전 SK 감독이 시포자로 선정됐다.
80년대, 90년대, 2000년대의 삼성 라이온즈를 대표했던 레전드 스타들이 올드 유니폼을 입고 각자의 포지션에서 한 프레임에 잡히는 보기 드문 광경이 성사됐다. 세 참석자 모두 구단의 정중한 초청에 흔쾌히 응했다. 열혈 삼성 팬인 '슈퍼스타K' 출신 마시따밴드가 이날 경기에 앞서 애국가를 연주할 계획.
이밖에 우용득, 김시진, 배대웅, 이선희, 함학수, 오대석 등 삼성 출신 레전드 스타들이 하이파이브로 이날 선발 라인업 선수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폭죽 쇼도 예정돼 있다. 지난 34년간 삼성 라이온즈의 대구구장 홈게임 승수를 의미하는 1191발의 폭죽이 밤하늘을 수놓을 예정.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34년간(1일 현재) 대구구장에서 2065경기의 대장정을 이어왔고, 1191승39무835패를 기록했다. 만약 이 날 1승을 추가하면 폭죽은 한 발 늘어난 1192발이 된다. 폭죽과 함께 조명과 레이저 쇼도 펼쳐진다.
이어 선수와 코칭스태프, 관중 등 전원이 그라운드를 향해 각자의 소원을 적은 파란색 종이비행기를 던지는 것으로 행사가 마무리된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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