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어웨이 제도’ 세계농구흥행 이끌어낼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10.03 06: 28

농구가 축구와 마찬가지로 국가대항전에 홈&어웨이 제도를 도입한다.
국제농구연맹 아시아지부(FIBA ASIA)는 2일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이 열리고 있는 중국 장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대항전의 새로운 포맷을 발표했다. 주요 골자는 농구도 축구처럼 2017년 11월부터 국가대항전에 홈&어웨이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 여기서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이 올림픽 또는 농구월드컵 출전권을 갖는다.
2019 중국 농구월드컵부터 참가국도 기존의 24개국에서 36개국으로 대폭 늘릴 예정이다. 또 2020년 도쿄올림픽 참가국도 기존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늘어난다. 이를 통해 농구를 축구 못지않은 글로벌 스포츠로 키우겠다는 것이 FIBA의 야심찬 계획이다.

이날 발표를 맡은 패트릭 콜러 FIBA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2017년은 세계농구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다. 농구를 최고 인기스포츠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국가대표팀 경기가 농구인기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선포했다.
현재 진행 중인 농구대회는 특정기간에 여러 나라에 한 장소에 모여 수 일에 걸쳐 대회를 치르는 방식이다. 여기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팀이 올림픽이나 농구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다.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의 경우 우승팀만 2016 리우올림픽에 직행할 수 있다. 2~4위 팀에게는 올림픽 최종예선 진출권이 주어진다.
그러나 2017년부터 이런 포맷이 완전히 바뀐다. FIBA가 A매치 기간으로 지정한 날에 아시아 14개국 + 오세아니아 2개국, 총 16개국이 홈&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치른다. 16개월 간의 대장정을 거쳐 상위 7팀이 2019 중국 월드월드컵에 아시아 대표자격으로 출전한다. 이 때 개최국 중국은 자동출전권을 가진다. 농구월드컵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아시아 1팀과 오세아니아 1팀은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게 된다.
이 제도를 실행할 경우 리그일정 때문에 비시즌에만 모여야 했던 국가대표팀이 자국에서 수시로 경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년 내내 농구 A매치가 자국에서 열리기 때문에 농구붐을 조성하기에 매우 유리한 환경이다. 2달에 한 번 꼴로 A매치를 치르는 축구국가대표 경기가 농구도 열린다고 생각하면 쉽다.
반면 올림픽 또는 농구월드컵의 최종관문이었던 대륙별 챔피언십의 경우 의미가 다소 퇴색하는 단점이 있다. FIBA는 현행 진행하고 있는 아시아선수권을 2015년을 마지막으로 폐지한다. 이어 2017년부터 4년 단위로 아시아 최강자를 가리는 ‘아시아 컵’을 새로 신설한다. 그러나 아시아 컵에서 우승한다고 해서 올림픽이나 월드컵에 바로 갈 수 있는 특혜는 없다.
프레드락 보고슬라브제프 FIBA 기술고문관은 “이 제도를 실행하면 선수들이 비시즌에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국가대항전으로 더 많은 언론노출 및 광고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농구 A매치를 보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다. 한국은 지난해 뉴질랜드 대표팀을 초청해 공개 A매치를 가졌다. 무려 8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A매치였다. 이제 FIBA가 새로운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국내에서도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수시로 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한농구협회는 ‘경기 수가 적다’는 이유로 농구대표팀 전임감독제 도입을 꺼려왔다. 그러나 이제는 농구대표팀도 1년 내내 경기를 해야 하는 시대가 열렸다. 따라서 한국도 전임감독제의 도입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장사(중국)=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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