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치러진 마지막 홈경기를 짜릿한 끝내기 승리로 장식하며 피날레했다.
삼성은 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와 홈경기를 연장 10회 5-4 끝내기 승리로 장식했다. 최근 4연패를 끊은 삼성은 1위 자리를 사수하며 남은 2경기에서 우승 매직넘버를 '2'로 줄였다. 아직 1위 싸움은 끝나지 않았지만 대구시민구장에서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는 점에서 뜻 깊은 밤이었다.
삼성은 내년 시즌 새로 개장하는 대구-삼성 라이온즈파크로 홈구장을 옮긴다. 지난 1948년 4월20일 개장한 대구구장은 올해 68년째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야구장이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삼성의 흥망성쇠를 함께 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원년부터 KBO리그의 명문구단으로 군림한 삼성은 대구구장에서 숱한 역사를 썼다. 이날 삼성 레전드로 초대된 이만수 전 SK 감독이 최초의 100홈런을 대구구장에서 터뜨렸고, 박충식 선수협회 사무총장이 1993년 해태와 한국시리즈 3차전 15이닝 181구 완투 투혼을 바친 곳이기도 하다. KBO리그의 타자 기록 대부분 갖고 있는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청춘이 서려 있다.
3명의 레전드가 대구구장에서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맞아 각각 시투·시타·시포를 함께 하며 의미를 더했다. 이외에도 우용득 전 감독을 비롯해 김시진·이선희·배대웅·함학수·오대석 등 삼성의 레전드 선수들도 모습을 드러내 대구구장의 마지막 정규시즌 경기를 빛냈다. 경기 전인 오후 5시3분 일찌감치 1만장의 입장권이 모두 팔리며 매진을 기록했다. 대구팬들도 마지막을 함께 위한 발걸음이 분주했다.

그러나 마냥 추억에 젖어있기에는 삼성이 처한 상황이 시급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연패를 당하며 2위 NC에 1경기 쫓기는 위태로운 1위가 된 것이다. 자칫 1위를 빼앗길지도 모르는 위급한 상황에서 삼성은 1회초 시작부터 kt에 1점을 먼저 빼앗겨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4회말 최형우의 3루타와 채태인의 내야안타로 동점을 만든 뒤 5회말 박한이와 박해민의 연속 2루타에 이어 야마이코 나바로의 희생플라이까지 나오며 3-1로 역전했다. 윤성환은 7회초 김상현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7이닝 2실점으로 막았고, 7회말 박한이의 달아나는 적시타가 나왔다. 9회초 마무리 임창용이 2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지만 연장 10회말 2사 1,3루에서 조무근의 끝내기 폭투가 나오며 5-4로 웃었다. 우승 매직넘버를 2로 줄이며 1위 자리를 사수했다.
이날로 삼성은 1982년부터 34년간 대구구장에서 정규시즌 통산 2066경기를 치러 1192승835패39무, 승률 5할8푼8리로 끝마쳤다. 경기가 끝난 뒤 조명탑이 꺼진 가운데 선수들과 레전드 모두 그라운드로 나와 굿바이 이벤트로 대형 비행기가 들어왔다. 대구구장의 역사를 담은 영상물이 전광판에 흘러나온 뒤 이어 삼성의 대구구장 홈경기 승수를 의미하는 1192발의 폭죽이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삼성 선수들과 레전드들도 대구구장과 이별이 아쉬운 듯 1192발의 승리 폭죽을 지켜보며 마지막까지 함께 했다. /waw@osen.co.kr

[사진] 대구=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