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공세’ 중국, 하다디 진격 막고 결승진출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10.02 22: 22

'만리장성' 중국이 ‘진격의 거인’ 하메드 하다디(30, 218cm)를 가로막았다.
중국은 2일 오후 중국 후난성 장사시 다윤 시티아레나에서 개최된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준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이란을 70-57로 격파했다. 중국은 이어 펼쳐지는 필리핀 대 일본전의 승자와 3일 우승을 다투게 됐다. 중국은 2011년 우한대회 후 4년 만에 정상탈환의 기회를 잡았다.
아시아농구의 세대교체를 의미하는 한 판이었다. 이란은 하메드 하다디, 니카 바라미, 마디 캄라니 삼총사가 출동했다. 그러나 한국과 8강전에서 발목을 다친 슈팅가드 하메드 아파그가 결장했다. 예선포함 7연승을 달리던 중국은 여세를 몰아 결승진출을 노렸다. 이란의 핵심선수는 모두 중국프로리그(CBA)에서 활약하고 있다. 중국팬들에게 이들은 악역이었다.

이란에는 아시아 최고센터 하다디가 버티고 있다. 이에 맞선 중국은 이젠롄(213cm), 왕저린(214cm), 저우치(217cm), 리무하오(219cm) 등 장대들이 버티고 있다. 거인 하다디가 중국의 물량공세를 얼마나 버텨낼지 관건이었다. 
초반부터 화끈했다. 1쿼터 종료 7분을 남기고 하다디와 이젠롄이 신경전을 펼쳤다. 그러자 저우치가 하다디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거인들의 신경전이 볼만했다. 공격리바운드를 잡은 하다디는 보란듯이 슬램덩크를 꽂은 뒤 중국 관중들을 노려봤다. 엄청난 야유가 쏟아졌다.
중국의 물량공세에 말린 하다디는 트래블링을 범했다. 일대일로는 하다디를 당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하다디도 두 세 명이 둘러싸는 집중수비에 당할 재간이 없었다. 가드진의 스피드나 외곽화력에서도 중국이 우위였다. 3점슛 3개를 터트린 중국은 21-12로 1쿼터를 리드했다.
하다디는 괴물이긴 괴물이었다. 그는 이젠롄의 수비를 뚫고 득점하고, 저우치의 골밑슛을 무참히 찍었다. 그러자 저우치는 다음 공격에서 바로 앨리웁 덩크슛을 터트렸다. 중국 거인들의 물량공세 속에서 하다디 혼자 분투했다. 이란은 2쿼터 막판 26-29로 맹추격했다.
중국은 4명의 선수가 3점슛 5개를 합작하며 골고루 터졌다. 반면 이란은 에이스 바라미 혼자 14점을 올렸을 뿐 나머지 선수들이 부진했다. 중국이 39-29로 전반전을 리드했다.
후반전에도 중국의 분위기였다. 중국은 이젠롄, 왕저린, 저우치 등 젊고 풍부한 센터진들이 교대로 휴식을 취했다. 반면 이란은 하다디가 없을 때 공백이 매우 컸다. 노장인 하다디는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부쳤다. 
홈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은 중국은 투지가 넘쳤다. 이젠롄 등은 상대와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3쿼터 종료 3분 12초를 남기고 이젠롄은 바라미 앞에서 원핸드 덩크슛을 터트렸다. 8천여 관중이 떠나갈 듯 소리를 질렀다. 중국은 56-40으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당황한 이란은 노마크 레이업슛도 놓치는 등 평소 기량을 보이지 못했다.
4쿼터 초반 왕저린에게 강한 파울을 당한 하다디는 중심을 잃고 골대 기둥과 부딪쳐 넘어졌다. 천하의 거인 하다디도 어깨를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했다. 아시아를 호령했던 호랑이가 이제 늙었음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이란이 자랑하는 에이스 바라미도 후반전 체력이 떨어져 슛이 터지지 않았다. 하다디와 바라미가 마지막 힘을 짜낸 이란은 4쿼터 종료 6분을 남기고 52-58로 추격했다.
이란으로 흐름이 넘어가려는 순간, 다시 이젠롄이 덩크슛을 터트렸다. 저우치의 점프슛과 궈아이룬의 속공이 터졌다. 종료 2분전 나온 저우펑의 바스켓카운트는 이란에게 사형선고였다.
이젠롄은 13점, 8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팀을 이끌었다. 저우펑도 14점을 보탰다. 이란은 하다디(16점, 11리바운드, 2블록슛)과 바라미(18점, 7리바운드)의 분전이 빛을 잃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장사(중국)=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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