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마운드의 히든카드로 각광받고 있는 정영일(27)이 드디어 팀 유니폼을 입고 첫 발걸음을 뗐다. 비록 교육리그지만 싱싱한 투구를 선보이며 구단 관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내년에 1군에서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 9월 제대한 정영일은 최근 애리조나 스캇데일에서 열리고 있는 SK의 교육리그에 합류해 SK 유니폼을 입었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K에 지명된 뒤 곧바로 상무에 입대한 까닭에 SK의 일원으로 공을 던지는 것은 사실상 이번 교육리그가 첫 무대다. 개인적으로나 팀으로서나 비상한 관심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고교 시절 특급으로 평가받으며 메이저리그(MLB) 구단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던 정영일이다. SK는 비록 미국에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기본적인 잠재력은 뛰어나다는 판단 하에 지명했다. 그리고 문제로 남아 있었던 군 복무를 해결하기 위해 곧바로 입대시키며 미래를 도모했다. 퓨처스리그 최강팀 상무의 주축 투수로 활약한 정영일은 올 시즌 2군 51경기에 나가 3승1패2세이브17홀드 평균자책점 4.66으로 무난한 한 시즌을 보냈다.

당초 1군 합류를 저울질하기도 했으나 원래 계획대로 교육리그에 합류한 정영일이다. 이건욱과 함께 추가 명단에 포함돼 미국 땅을 밟은 정영일은 쾌조의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일(한국시간) LA 다저스 산하 교육리그 팀과의 경기에서는 1이닝 동안 퍼펙트 피칭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내야 땅볼 2개, 탈삼진 1개였다. 다저스 팀은 최근 재활에 임하고 있는 스타 야시엘 푸이그를 비롯, MLB 경력이 있는 세 명의 선수가 라인업에 포함되어 있었다. 만만치 않은 수준의 상대였는데 호투를 펼친 것이다.
교육리그에서 투수들을 총괄하고 있는 제춘모 SK 퓨처스팀(2군) 코치는 “구속은 140㎞대 중·후반이 나왔다”라면서 몸 상태에 대해 칭찬한 뒤 “제구, 구속, 마인드 등 모든 면에서 A+다. 현지 인스트럭터 역시 ‘아주 좋은 투수다’라고 칭찬하더라”고 말했다. 제 코치는 “훌륭한 마무리 투수감을 얻은 것 같다”라고 호평을 이어갔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조금 더 다듬는다면 향후 SK 마운드에서 큰 몫을 해줄 선수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잠재력은 뛰어나고 몸 상태에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 여기에 군 복무도 마쳐 이제는 프로에서 꾸준히 뛰는 데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 상무에서는 불펜에서 주로 뛰었지만 체력과 기술적인 측면에서 발전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선발로도 뛸 수 있는 자원이 될 수 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신진급 선수들도 호투를 이어가며 교육리그 성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조한욱이 최고 146㎞의 공을 던지며 3⅔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고 박세웅이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유상화는 이날 팀 내 선수 중 최고 피칭을 선보이며 2이닝을 막았고 이건욱도 최고 143㎞를 던지며 1이닝을 소화했다. 제 코치는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구속이 많이 올라왔다. 자신의 공을 믿으면 구속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