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마지막까지 모른다. 5위 싸움이 시즌 막바지에도 여전히 결정 나지 않았다. 1위와 3위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성공과 실패의 기준을 가를 5위 자리는 내일이 없는 최후의 전쟁이다. 그런데 누가 승자가 될지 좀처럼 예측할 수가 없다.
지난 2일까지 5위는 SK(68승73패2무·.482)가 올라있지만, 6위 KIA(67승73패·.479)와 7위 한화(68승75패·.476)가 각각 0.5경기와 1경기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SK와 한화는 3일 시즌 최종전을 갖지만 KIA가 가장 많은 4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셈법이 복잡하다. 각 팀별 5위 경우의 수를 따져봤다. 무승부가 나올 경우는 제외했다.
▲ 한화 5위 경우의 수 = kt전 승리+SK 패배+KIA 1승3패

한화는 지난 1일 목동 넥센전에서 패하며 5강 탈락 트래직넘버가 1로 줄었다.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인 3일 수원 kt전에서 한화가 패하면 2008년부터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정된다. 반대로 5위 SK가 이날 문학 NC전에서 승리할 경우에도 마찬가지. 한화는 일단 최종전에서 kt를 잡고, 나머지는 하늘의 운명에 맡겨야 한다. 확률 상으로는 한화가 가장 불리하지만 실낱같은 역전 5위의 희망이 살아있다. 한화는 올 시즌 신생팀 kt에 상대전적 9승7패로 우위에 있다.
한화가 kt를 잡고, SK가 NC에 패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한화는 SK보다 승률과 순위에 앞서게 된다. 대신 KIA의 4경기 결과에 따라 5위 여부가 결정된다. KIA가 4경기에서 1승3패를 해야만 한화의 5위가 가능하다. KIA가 2승2패를 거두면 한화가 같은 69승75패가 되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상대 저적에서 KIA가 9승7패로 앞서있어 5위가 된다. 한화는 kt를 잡고, SK가 패하면서 KIA가 1승3패 또는 4전패를 해야만 5위가 가능하다.
▲ SK 5위 경우의 수 = NC전 패배+한화 패배+KIA 1승3패 / NC전 승리+KIA 2승2패
SK는 최근 2연패를 당하면서 5위 매직넘버를 KIA에 넘겨주고 말았다. 시즌 최종전인 3일 문학 NC전에서 패하고, 한화가 kt를 이길 경우 KIA 결과에 관계없이 한화에 승률이 뒤지기 때문에 5위 경쟁에서 탈락이 확정된다. 한화가 kt에 패배할 경우 KIA의 4경기 결과에 따라 SK의 5위 여부가 갈린다. KIA가 2승2패로 5할 승률만 맞춰도 SK는 가을야구에 나갈 수 없다. KIA가 1승3패 또는 4전패를 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에 몰리게 된다.
만약 SK가 NC를 잡으면 상황은 조금 여유로워진다. 한화보다 우위를 점하면서 KIA가 3승1패를 해야만 역전이 되는 상황이 된다. SK로서는 일단 마지막 NC전을 이겨야 수월한 시나리오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NC를 이기기가 참으로 어렵다. 2위 NC는 1위 삼성을 1경기차로 뒤쫓고 있어 마지막까지 전력을 다한다. 게다가 이날 NC 선발은 이재학으로 문학구장에서만 통산 8경기 5승1패 평균자책점 1.18 초강세였다. SK는 박종훈이 선발인데 무게는 아무래도 NC 쪽으로 기운다.
▲ KIA 5위 경우의 수 = SK 승리+3승1패 / SK 패배+한화 승리+2승2패 / SK 패배+한화 패배=2승2패
결국 칼자루는 가장 많은 4경기를 남겨 놓은 KIA에게로 넘어왔다. KIA의 5위 확정 매직넘버는 3이다. SK가 3일 NC전을 이길 경우 KIA는 3승1패를 거둬야 역전 5위를 완성하게 된다. SK가 NC에 패하고, 한화가 kt를 꺾으면 KIA는 2승2패로 5할 승률만 하더라도 5강행 막차 티켓을 거머쥔다. 이 경우 69승75패로 한화와 동률이지만 상대전적에서 9승7패로 앞서있기 때문에 승자승 원칙에 따라 5위는 KIA의 몫이 된다. SK와 한화가 최종전에서 모두 져도 KIA는 2승을 따내야 한다.
KIA는 매직넘버를 갖고 있지만 4경기에서 1승3패 또는 4패를 하게 될 경우 탈락하게 된다. 자력으로 5위를 확정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남은 경기를 계속 치러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다. KIA는 3일 광주 두산전, 4일 잠실 두산전, 5일 광주 삼성전, 6일 광주 LG전까지 4경기 연속 쉬지 않고 해야 한다. 두산은 3위, 삼성은 1위 경쟁을 하고 있어 긴장의 끈을 풀 수 없는 팀들이다. 순위 싸움과 무관한 LG에는 상대전적에서 7승8패로 뒤져있어 만만하게 볼 수 없다. KIA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