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시즌 2회 사이클링히트에 이어 40홈런-40도루까지, NC 괴물 타자 에릭 테임즈(29)가 역사적인 2015년으로 MVP를 향해 전력 질주 중이다. 지금까지 없었던 숫자를 만들며 기록 파괴자로 떠올랐다.
테임즈는 지난 2일 문학 SK전에서 1회 시즌 47호 좌중월 스리런 홈런을 터뜨린 뒤 3회에는 볼넷으로 출루한 후 2루 베이스를 훔치며 시즌 40번째 도루를 기록했다. KBO리그 34년 만에 처음 40-40 클럽 가입자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4번, 일본프로야구에서는 한 번도 나오지 않은 대기록이 테임즈에 의해 완성된 것이다.
테임즈는 올 시즌 그야말로 기록 대행진을 벌이고 있다. 4월9일 광주 KIA전에 이어 8월11일 목동 넥센전까지 역대 최초로 한 시즌 사이클링히트 2회로 진기록을 썼다. 남들은 평생 한 번 하기 어려운 기록을 같은 해에만 두 번이나 한 것이다. 사이클링히트 2회에 40홈런-40도루까지 한미일 리그 최초로 한 시즌에 달성한 게 테임즈다.

테임즈의 기록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2일까지 테임즈는 타율(.381) 출루율(.498) 장타율(.792) 3개의 비율 기록에서 1위가 확실시된다. 모두 KBO 역대 시즌 최고 기록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뛰어난 성적이다. 타율은 4위, 출루율은 3위이며 장타율은 1982년 MBC 백인천(.740)을 넘어 KBO 역대 최고 기록으로 남을 게 유력하다.
게다가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는 무려 1.290으로 독보적인 1위에 올라있다. 공식 개인 타이틀은 아니지만 KBO리그를 통틀어 테임즈보다 높은 OPS를 기록한 타자는 없다. 백인천이 1982년 1.237을 기록했지만 당시는 KBO 원년으로 80경기 체제였다. 테임즈는 올해 144경기 체제에서 이 성적이라 더 대단하다.
누적 기록에서도 뒤질 게 없다. NC의 142경기 중 140경기를 뛴 테임즈는 178안타(4위) 47홈런(3위) 140타점(2위) 130득점(1위) 40도루(4위)로 모두 4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8개의 공격 타이틀에서 4위 이내에 테임즈가 빠지지 않은 것이다. 사이클링히트 2회와 40-40 클럽의 상징성을 빼도 압도적이다.
테임즈의 가장 강력한 MVP 경쟁 후보는 넥센 4번타자 박병호. 그 역시 53홈런-146타점으로 2개 타이틀이 유력하다. 특히 KBO 최초의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시즌 최다타점 신기록을 세워 상징성에서는 뒤질 게 없다. 하지만 전체적인 기록을 따지고 보면 테임즈의 성적이 위다. 타자의 득점생산력(RC)에서 테임즈가 무려 199.43으로 박병호(169.27점)를 압도한다. 테임즈 9명으로 경기를 치렀을 경우 17.31득점을 올리는데 이는 박병호 9명이 타선이 채웠을 경우 12.66점을 능가한다.
테임즈의 유일한 약점이라면 그가 외국인선수라는 점일 것이다. 지난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 후 시즌 MVP를 차지한 외인 선수는 1998년 OB 내야수 타이론 우즈, 2007년 두산 투수 다니엘 리오스로 2명뿐이다. 우즈는 1998년 당시 시즌 최다 42홈런을 폭발시켰고, 리오스는 최다 22승과 2.07의 특급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우즈와 리오스와 비교해도 테임즈 기록의 가치가 크다. 테임즈 아니면 누가 MVP를 받을까. /waw@osen.co.kr

[사진] 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