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가을야구 도전이 결국에는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시즌 최종전까지 5위 경쟁을 벌이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한화는 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와 원정경기에서 1-4로 패했다. 이로써 한화는 5위 경쟁팀 SK와 KIA의 성적에 관계없이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2015시즌 한화의 최종 성적은 68승76패 승률 4할7푼2리. 순위는 7위로 SK와 KIA의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가을야구 탈락이다.
한화는 지난 2008년을 시작으로 무려 8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하게 됐다. 지난 2003~2012년 LG의 10년 연속 실패에 이어 KBO리그 사상 두 번째로 연속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좌절의 굴욕이다. 3년 연속 최하위에서는 벗어났지만 성공 기준이 되는 가을야구에 나가지 못하게 되며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한화는 올 시즌 KBO리그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10월말 팬들의 열렬한 성원아래 한화에 부임한 김성근 감독이 겨우내 혹독한 지옥훈련으로 팀을 담금질, 과연 어떤 결과를 낼 것인지에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구단에서도 FA 권혁·송은범·배영수를 영입하고, 거물 외인 타자 나이저 모건과 계약으로 후방 지원했다.
전반기까지는 좋았다. 5월초 3위까지 오르는 등 전반기에 5강을 형성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선발투수진의 난조에도 불구하고 권혁·박정진·윤규진 등 불펜 필승조를 중심으로 지키는 야구를 펼쳤고, 이용규·김경언·김태균·정근우가 맹활약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부상 선수들의 속출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끈질긴 승부 근성으로 전반기 최다 27번 역전승을 거두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거짓말처럼 추락했다. 전반기 혹사를 당한 권혁이 후반기에 무너졌고, 박정진마저 9월 중순을 끝으로 더 이상 공을 던질 수 없었다. 윤규진은 8월 중순 시즌 아웃됐다. 괴물 외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지친 선수들의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결정적 실책까지 쏟아지며 추락이 가속화됐다. 김성근 감독의 무리한 운용이 결국 부메랑으로 온 것이다.
전반기 44승40패 승률 5할2푼4리로 5위에 올랐던 한화는 후반기 24승36패 승률 4할에 그치며 리그 최하위 성적을 냈다. 특히 후반기에만 리그 최다 21번의 역전패로 아쉬움이 두 배로 컸다. 5강 경쟁팀들의 동반 부진으로 시즌 마지막까지 실낱같은 5강 희망을 이어갔으나 결국 실패로 마침표를 찍었다. 김성근 감독이 부임 첫 해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리지 못한 것도 한화가 처음이다.
시즌 내내 끊임없는 화제와 논란으로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낸 한화이지만 마지막까지 5위 경쟁을 하며 희망을 이어간 것은 괄목할 만한 성장이었다. 매년 시즌 막판에는 순위와 관계없는 경기를 하던 한화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경기한 것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그 결과 흥행은 초대박이었다. 올 시즌 72차례 홈경기에서 무려 21번의 매진으로 역대 구단 최다 기록을 썼다. 총 관중 65만7385명, 평균 관중 9130명 모두 1986년 전신 빙그레 창단 이후 최다 기록. 선수들의 눈물겨운 투혼과 구단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명실상부한 인기팀으로 올라선 것은 8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에도 의미 있는 소득이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