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정규리그 5연패] 사자 군단의 선두 등극을 이끈 겁없는 막내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10.03 17: 22

'자욱 라이온즈'.
구자욱은 올 시즌 사자 군단의 대세남이다. 야구에 만약이라는 건 없지만 구자욱이 빠진 삼성은 그야말로 상상 불가. 한때 FA 시장의 큰 손으로 불렸던 삼성은 2005년 심정수(은퇴)와 박진만(SK) 이후 외부 FA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작년에도 윤성환, 안지만, 조동찬 등 내부 단속에만 했을 뿐 외부 수혈은 없었다. 대신 내부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해마다 히트 상품을 배출했던 삼성은 올 시즌에도 새 얼굴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구자욱의 활약이 가장 돋보였다. 상무 출신 구자욱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열린 연습 경기에서 타율 4할7푼4리(38타수 18안타) 2홈런 6타점 11득점 4도루로 코칭스태프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그리고 왼쪽 무릎 통증에 시달렸던 채태인 대신 선발 출장 기회를 잡으며 한 단계씩 성장했다.

지금껏 전훈 캠프 때 반짝 하다가 사라지는 유망주가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구자욱은 달랐다. 채태인 뿐만 아니라 박한이, 박석민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최소화하는데 한 몫 했다. 구자욱의 활약은 조커 그 이상이었다.
삼성은 올 시즌 마땅한 1번 타자가 없어 골머리를 앓았다. 지난해 리드 오프 역할을 맡으며 만점 활약을 펼쳤던 야마이코 나바로가 부진하자 박해민, 김상수 등이 나섰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없었다. 박한이가 1번 타자로서 제 역할을 해주며 류중일 감독의 고민을 덜어내는가 했더니만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다.
7월 5일 대구 LG전부터 리드오프 역할을 맡게 된 구자욱은 삼성의 1번 잔혹사를 마감했다. 구자욱이 없었다면 삼성의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타율 3할4푼9리(410타수 143안타) 11홈런 57타점 97득점 17도루. 1군 무대를 처음 밟은 새내기 선수의 성적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빼어난 활약이었다.
구자욱은 이른바 '멘탈갑'으로 불린다. 또래 선수들과 달리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구자욱은 7월 모 탤런트와 열애설에 휩싸였다. 당시 구단 안팎에서는 구자욱이 부진의 늪에 빠질까봐 우려했던 게 사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구자욱은 후반기 타율 3할8푼2리(152타수 58안타) 2홈런 19타점 41득점 5도루의 맹활약을 펼쳤다.
"사실 그때 (열애설이) 터지자마자 이렇게 끝나는구나 싶었다. 이제 경기도 못 나겠구나 싶었는데 이제 여기서 못하면 끝장난다는 각오로 뛰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광배근 염증 증세로 전력에서 이탈한 구자욱은 통합 5연패를 잔뜩 벼르고 있다. "부상 때문에 정규 시즌 최종전을 TV 중계로 지켜봐야 했는데 통합 5연패 달성 순간 만큼은 동료들과 함께 하겠다"고.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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