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역전 5강의 불빛은 희미해졌다.
KIA는 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15차전에서 이범호가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기선을 제압했으나 불펜이 6-3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7-9로 쓰라린 역전패를 당했다. 안간힘을 다해 9회말 동점까지 만들었지만 연장 10회 허무하게 두 점을 내주고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로 KIA는 역전 5강은 험난하게 됐다. 이날 5위 SK가 NC에 막판 역전승을 거두면서 1.5경기차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KIA가 5위를 하기 위해서는 4일부터 사흘동안 남은 3경기(두산, 삼성, LG)에서 모두 이겨야 가능하다. 산술적으로 어려운 싸움을 벌이게 된 것이다. 특히 당장 4일 잠실경기는 두산도 최후의 3위 싸움이 걸려있어 벼랑끝 승부나 마찬가지이다.

이날은 양팀에게는 결승전이나 다름없었다. 두산은 이날 지면 4위로 확정되는 위기였다. KIA도 진다면 역전 5위는 어려워진다. 때문에 양팀은 초반부터 총력전을 벌였다. 더욱이 양팀 선발투수들이 1회와 2회 무너지면서 강판했다. 불펜이 고스란히 부담은 안았는데 KIA에게 더 큰 충격파가 되었다.
KIA는 0-1로 뒤진 1회말 이범호가 시즌 28호 만루홈런을 날려 승기를 잡는 듯 했다. 스틴슨이 3점을 내줬지만 3회와 4회 상대실책에 편승해 두 점을 보탰고 6회까지 6-3으로 앞섰다. 그러나 스틴슨의 2회 조기강판이 과부화를 일으켰다. 4일 선발요원인 임준혁이 2회 등판해 3⅓이닝동안 1실점으로 막았고 김광수도 1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그러나 7회 등판한 심동섭이 삼진과 안타를 내주고 내려갔고 뒤를 이은 박준표가 2루타를 맞았다. 1사 2,3루 위기에서 KIA는 윤석민 필승카드를 꺼냈으나 김재호에게 볼넷을 내주었고 2사후 허경민에게 3타점짜리 좌중간 2루타를 맞고 역전을 내주고 말았다. 전날 2이닝 등판의 여파였다.
결국 윤석민은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그래도 한승혁이 9회초까지 무실점으로 막으며 마지막 추격을 기다렸다. KIA는 9회말 브렛 필의 안타로 만든 2사2루에서 김원섭이 동점 2루타를 날렸다. 그러나 10회초 한승혁이 솔로홈런과 안타를 맞고 두 점을 내주면서 고개를 떨구었다. KIA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마지막 힘이 한 뼘 모자랐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