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의 ‘캡틴’ 양동근(34, 모비스)은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했다.
김동광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3일 오후 중국 후난성 장사시 다윤 시티아레나에서 개최된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5,6위전에서 레바논에게 87-88로 패해 최종 6위로 대회를 마쳤다. 2009년 톈진선수권 7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저조한 성적이다.
한국은 당초 4강 진입으로 올림픽 최종예선 티켓확보를 목표로 했다. 하지만 2차 결선리그서 카타르에게 63-69로 일격을 당하며 계획이 꼬였다. 8강서 이란을 만난 한국은 시종일관 일방적으로 밀린 끝에 72-85로 패했다. 6년 만에 ‘텐진 참사’가 재현되는 순간이었다.

한국에게 순위결정전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리우올림픽 진출이 완전 좌절된 가운데 동기부여를 찾기 힘들었다. 11일 동안 9경기를 치러야 하는 힘든 일정도 선수들을 더욱 지치게 했다.
레바논을 맞아 선수들은 쉬운 노마크 기회에서 슛을 놓치는 등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상대가 두 번이나 골밑슛을 놓쳤는데 지켜보다 바스켓카운트를 내준 장면도 있었다. 뭔가에 홀린 듯 한국은 무기력한 경기를 했다. 한국은 38-49로 전반전을 내줬다.
김동광 감독은 허리와 아킬레스건이 좋지 않아 전날 인도전 결장한 양동근을 레바논전 전반에 쉬게 했다. 그러나 패배의 그늘이 드리워지자 김 감독은 후반전 아꼈던 ‘양동근 카드’를 꺼냈다. 한국은 2차 결선 1차전에서 레바논을 85-71로 물리쳤다. 전반을 뒤졌던 한국은 후반전 양동근이 18점을 몰아넣으며 대승을 거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양동근이 투입되자 동료들의 움직임도 덩달아 살아났다. 양동근은 직접 득점에도 가담하며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문태영과 김종규, 조성민도 득점포가 터지기 시작했다. 한국은 끝까지 맹추격을 펼쳤다. 하지만 1점을 뒤진 상황에서 조성민이 던진 마지막 역전슛은 아쉽게 림을 돌아서 나왔다.
이날 양동근은 후반전 20분을 다 뛰면서 6점,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대회 내내 맹활약했던 양동근이다. 하지만 그는 주장으로서 국가대표팀의 저조한 성적에 책임을 통감했다.
경기 후 김동광 감독은 “웬만하면 몸이 안 좋은 선수는 안 뛰도록 하려 했다. 하지만 이기려다보니 양동근과 조성민을 후반전 풀가동했다. 후반전 경기내용이 나쁘지 않았다. 막판에 원샷 작전을 했다. 찬스가 났는데 (조성민의) 슛이 안 들어가 어쩔 수 없었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진 것은 감독 작전의 부재였다.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선수들과 팬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장사(중국)=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