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cm’ 이젠롄-저우치, 블라치 넘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10.03 23: 21

NBA출신 거인들의 맞대결에서 중국이 이겼다.
중국대표팀은 3일 오후 중국 후난성 장사시 다윤 시티아레나에서 벌어진 2015 아시아농구선수권 결승전에서 필리핀을 78-67로 제압했다. 이로써 중국은 통산 16번째 아시아 정상에 서며 2016 리우 올림픽 자동진출권을 획득했다. 아울러 중국은 2011년 우한대회 우승 후 4년 만에 안방에서 우승컵 탈환에 성공했다. 
중국의 높이 대 필리핀 스피드의 대결이었다. 중국은 이젠롄(213cm), 왕저린(214cm), 저우치(217cm), 리무하오(219cm) 중 두 명의 선수가 교대로 나와 골밑을 지킨다. NBA까지 경험한 이젠롄은 장신임에도 엄청나 운동능력과 정확한 슈팅을 겸비하고 있다.

이에 맞선 필리핀은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위해 지난해 NBA출신 빅맨 안드레이 블라치(29, 211cm)를 귀화시켰다. 장신선수가 적은 약점을 만회하기 위해서였다. 블라치는 개인기가 좋은데다 3점슛까지 쏠 수 있을 정도로 슛이 좋다. 하지만 현재의 블라치는 몸무게가 8~10kg가량 불어 운동능력을 거의 상실한 상황. 필리핀은 블라치를 백업해줄 센터도 거의 없어 부담이 컸다.
이젠롄과 블라치의 대결은 처음부터 관심을 모았다. 블라치는 화려한 개인기를 이용해 외곽슛을 쐈다. 하지만 적중률이 떨어졌다. 블라치가 골밑을 비운 사이 리바운드는 중국이 가져갔다. 중국빅맨들은 돌아가며 블라치를 상대했다. 한 명을 제쳐도 다른 선수가 튀어나왔다. 아무리 블라치라도 213cm 이상 장대 둘을 모두 상대하기는 버거웠다. 저우치는 블라치의 슛을 쳐낸 뒤 속공에서 덩크슛을 터트렸다. 순발력에서도 중국이 빨랐다.
하다디를 막았던 ‘벌떼전술’은 블라치에게도 통했다. 더구나 블라치는 하다디보다 체력이 더 좋지 않은 상황. 2쿼터 후반이 되자 블라치는 코트왕복을 버거워했다. 저우치가 그냥 슛을 쏘도록 두는 등 수비를 등한시했다.
블라치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결국 한계를 보였다. 3쿼터 중반 이젠롄이 블라치에게 3파울을 얻어내면서 승부가 중국 쪽으로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 블라치가 벤치로 물러난 사이 중국은 60-44로 점수 차를 벌렸다.
필리핀은 4쿼터 블라치를 투입하며 마지막 반격을 노렸다. 하지만 이미 대세는 중국으로 넘어간 뒤였다. NBA출신 귀화선수까지 영입하며 아시아 정복에 공을 들였던 필리핀의 꿈은 그렇게 물거품으로 끝났다.
저우치는 16점, 1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새로운 대세’임을 증명했다. 이젠롄은 11점, 15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선전했다. 반면 블라치는 17점, 5리바운드에 그쳤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장사(중국)=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