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 '선전' 평가 조심스러운 이유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10.04 06: 11

“베스트였을 때로 판단하면 안 된다”.
올 시즌 최하위를 기록한 kt 위즈 조범현 감독의 시선은 다음 시즌으로 옮겨 가고 있다. 주변에선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조 감독은 이 평가가 아직은 부담스럽다.
kt 위즈는 3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최종전에서 투타 조화를 앞세워 4-1로 승리했다.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였기에 승리하고 싶었던 kt인데, 계획대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아울러 52승(90패)째를 거두며 신생팀 첫 시즌 최다 승과 타이를 이뤘다. 경기 수가 늘어났기에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시즌 초 예상과 달리 많은 승수를 거뒀다.

시즌 초만 해도 올 시즌 100패 이상을 할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그만큼 kt의 전력은 뒤처졌다. 실제로 kt는 5월 5일까지 3승 26패를 기록하며 승률이 1할3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트레이를 통해 전력을 강화했고, 6월 이후에는 42승 48패(승률 4할6푼7리)로 선전했다. 특히 kt의 7,8월은 무서웠다. 두 달간 22승 21패로 이 기간 리그 4위를 기록했다. 팀 타율이 3할5리(1위) 팀 홈런이 56개(2위)를 기록할 정도로 공격력이 매서웠다. 100패를 면했음은 물론이고 최근의 전력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조 감독은 여전히 그 평가가 조심스럽다. 조 감독은 올 시즌 만족도에 대해 “할 게 더 많기 때문에 만족하지 않는다”면서 “선전했다고 평가해주셔서 감사하다. 하지만 시즌 초와 중반을 비교해서 좋아졌다고 하는데, 그걸 보고 내년을 기대하기엔 아직 무리다. 전력적인 면에서 많이 부족하다. 잘 했을 때가 베스트인데, 그걸로 판단하면 안 된다”라고 돌아봤다.
주축 선수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조 감독의 판다. kt는 올 시즌 마운드에서 크리스 옥스프링을 제외하면 규정 이닝을 채운 선수가 없다. 주로 1군에는 젊은 투수들의 이름이 올랐다. 팀 타선에서도 앤디 마르테, 이대형, 박경수, 김상현 4명의 선수가 규정 타석을 채웠을 뿐, 여러 선수들이 번갈아 가며 경기에 나섰다. 조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지금 다른 팀 가면 전부 백업이나 2군 선수다. 주축 선수가 없다. 이 선수들로 해왔는데,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잘 준비해야 한다. 스텝도 마찬가지고 할 일이 많다”라고 냉정히 평가했다.
이어 조 감독은 “더 건강하고 탄탄한 전력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백업 멤버 구축이 잘 돼야 한다. 그래야 주전 선수들이 빠졌을 때도 버틴다. 주전이 없어 무너지는 현상이 오지 않도로 준비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마운드에 대해서도 “투수 쪽은 거의 다 신인이다. 올 시즌도 마운드 운용이 제일 힘들었다”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을 무리 없이 끌고 온 것은 만족하는 부분. 조 감독은 “그래도 어린 선수들의 관리는 잘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나마 시즌을 치르면서 나아지고 있는 kt다. 조 감독은 “시즌 초에는 전력적인 측면에서 계산이 안 섰다. 그래도 올 시즌 1년을 치르고 나니 계산되는 선수가 나왔다. 이제는 운영적인 측면에서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선수들, 그리고 코칭 스태프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조 감독은 “백업 혹은 2군급 선수들이 우리 팀에 왔고, 그걸 가지고 베스트로 해야 하니 시간은 필요하다”면서 “그래도 힘든 시간 속에서도 선수들이 훈련을 잘 따라 와줬다. 기량이 발전한 선수들도 있다. 개개인을 봤을 때는 만족한다. 힘들다고 투덜대기도 했는데, 잘 해줬다. 코치들도 고맙다”라고 전했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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