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정된 팀은 나머지 경기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일까. 결코 아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프로팀의 최종 목표는 우승이지만, 존재의 이유는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포스트시즌 경쟁은 지난 9월 30일, 사직구장에서 KIA 타이거즈에 1-13으로 패하면서 끝났다.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등판했고, 상대는 올해 선발로 고작 1경기에만 나섰던 박준표가 등판했지만 예상과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다. 이미 롯데는 심리적으로 지고 들어갔고,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말았다.
문제는 그 이후다. 롯데 이종운 감독은 정규시즌 3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팬들께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승패야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지만, 롯데는 이후 2경기에서도 힘없이 졌다. 2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은 상대 홈런포를 당해내지 못하고 6-10으로 졌고, 3일 잠실 LG 트윈스전은 상대 선발 우규민에 가로막혀 2-5로 패했다.

롯데의 최근 11경기 성적은 1승 10패다. 9월을 6연승으로 시작하며 5강에 가장 가까이 갔던 롯데지만, 9월 1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부터 24일 사직 두산 더블헤더 2차전까지 6연패를 당하면서 추락했다. 결국 롯데는 5강 경쟁을 벌였던 팀들 중 가장 먼저 트랙을 벗어났다.
당초 롯데를 5강 후보로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수많은 'IF'들이 현실이 됐고, 성적도 그에 맞춰 나오면서 기대감도 올라갔다. 9월 초 상승세는 극적이었기에 많은 이들이 주목했지만, 그만큼 극적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그래서 시즌 최종전인 4일 사직 kt 위즈전이 중요하다. 올해 롯데는 부산 팬들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 3일 현재 사직구장 평균관중은 1만1934명으로 지난해 1만2982명보다도 1000명 가까이 줄었다. 이미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데다가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아서 홈 최종전 흥행도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다.
4일 최종전에서 롯데는 우완 박세웅을, kt는 언더핸드 엄상백을 예고했다. 지난 1일 열릴 예정이었던 경기가 비로 미뤄졌는데, 당시 선발 매치업과 그대로다. 당초 이 감독은 시즌 최종전에 좌완 브룩스 레일리를 넣을 예정이었지만, 젊은 선수에게 한 번이라도 더 기회를 주는 의미로 박세웅을 넣었다.
만약 기대보다 적은 관중이 왔다고 해도 롯데 선수들은 이들의 마음속에 하나씩은 명장면을 새겨줘야 한다. 그래야 힘들 때에도 야구장까지 찾아 온 팬들에 대한 보답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야구팬들은 최종전의 추억을 가슴에 품고 내년 봄을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