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짓고 이제 포스트시즌을 바라보고 있는 소프트뱅크가 일찌감치 내년 외국인 농사를 계획하고 있다. 2+1년 계약을 맺은 이대호(33, 소프트뱅크)의 잔류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선택권을 쥔 이대호의 행보가 주목된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3일 소프트뱅크가 내년 외국인 선수 재계약과 관련해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보도에 직·간접적으로 언급된 소프트뱅크 외국인 선수는 7명이다. 이 중 이대호를 비롯, 데니스 사파테, 릭 밴덴헐크는 소프트뱅크가 잔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과 2013년 오릭스의 중심타자로 활약한 이대호는 2014년 시즌을 앞두고 소프트뱅크와 2+1년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과 옵션을 포함해 총액 19억 엔(약 187억 원)의 대형계약이었다. 이 중 연봉은 2014년 4억 엔, 2015년 5억 엔이며, 2016년은 연봉 5억 엔의 옵션이 걸려 있다. 계약 당시 이 옵션은 구단이 아닌 이대호가 행사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이대호의 잔류를 원하고 있다. 이적 첫 해인 지난해 144경기에 나가 타율 3할, 19홈런, 68타점을 기록했던 이대호는 올해는 3일까지 타율 2할8푼2리, 31홈런, 9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 들어 타율이 다소 떨어진 것은 아쉽지만 일본 진출 후 첫 30홈런 고지를 밟았고 첫 100타점 또한 눈앞이다. 5번으로 자리를 이동하며 소프트뱅크 중심타선의 한 축을 맡았다.
‘닛칸스포츠’는 “일본 진출 4년 만에 첫 30홈런에 도달한 이대호도 잔류가 기본적인 구단의 노선이다”라고 밝혔다. 몇몇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대호만한 기록을 내고 있는 선수는 리그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다. 대체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 이미 일본과 소프트뱅크에 충분히 적응된 이대호를 잡는 것이 안전한 선택일 수 있다.
다만 옵션 행사 여부는 이대호가 가지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잔류를 원해도 이대호가 다른 생각을 한다면 이적도 가능하다. 만약 옵션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일본 내 이적보다는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타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일간스포츠’는 지난 9월 22일 “이대호가 미국 에이전시와 접촉 중”이라고 보도했다. 꼭 미국에 가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소프트뱅크 또한 이대호보다는 FA 3루수인 마쓰다 노부히로의 계약을 우선적으로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닛칸스포츠’는 철벽 마무리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데니스 사파테의 재계약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사파테는 올 시즌으로 2년 계약이 끝난다. 지난 2012년 일본에 진출한 사파테는 2012년 히로시마 소속으로 9세이브, 2013년 세이부 소속으로 10세이브를 거뒀으며 소프트뱅크에서의 첫 해였던 지난해 37세이브를 기록한 것에 이어 올 시즌에는 64경기에서 5승1패40세이브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 중이다.
‘닛칸스포츠’는 “사파테는 다년 계약에 대한 대략적인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밝혔다. 사파테의 올 시즌 추정 연봉은 1억 엔 정도. 2년 이상의 계약에 이보다 대폭 높은 연봉이 제시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소프트뱅크에 입단해 9연승을 내달리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릭 밴덴헐크 또한 재계약 방침을 굳혔다. 금액이 관건인데 큰 이견이 없는 이상 밴덴헐크도 일본에 남을 공산이 크다. 한편 내야수 바바로 카니자레스, 계투 요원인 에딘슨 바리오스는 긍정적, 제이슨 스탠리지와 브라이언 울프는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