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린 김도훈, "내 잘못이 크다. 선수들은 잘 따라와줬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10.04 16: 25

 "내 잘못이 크다. 선수들은 잘 따라와줬다."
인천은 4일 오후 탄천종합운동장서 열린 성남FC와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 원정 경기서 후반 37분 황의조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졌다. 승점 45에 그친 인천은 그룹B로 떨어졌다.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46)가 기적을 써냈다. 안방에서 전북 현대를 3-2로 제압했다. 후반 43분 로페즈가 천금 결승골을 뽑아내며 상위 스플릿에 안착했다. 전남 드래곤즈(승점 42)는 원정서 FC 서울에 2-3 역전패하며 그룹B행을 확정지었다.
김도훈 인천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서 "많이 아쉽다. 인천을 응원해 준 팬들과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여기까지 올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 못했는데..."며 말문을 이어가지 못했다.

어렵게 말문을 뗀 김 감독은 "선수들이 끝나고 난 뒤 울었을 때 정말 아쉽다라는 생각을 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인천은 다음 경기를 준비할 것이다. 선수들이 많이 힘들었지만 잘 따라줬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다. 감독인 내가 미흡해서 패했다. 내 잘못이 크다. 선수들은 잘 따라와줬다. 여기까지 온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한 경기 졌다. 하위 스플릿 가서도 우리 경기를 하려고 최선을 다해줄 것이라 믿는다. 오늘 경기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선수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 친구인 조성환 제주 감독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끝나고 난 뒤 전화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비기거나 진 경기가 아쉽지만 오늘 경기가 제일 아쉽다. 울산전도 떠오른다. 아쉬움도 있지만 지난 일이다. 최선을 다했다. 아직 선수들에게 아무 말도 못해줬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말해줄 것"이라며 "성남을 분석하고, 라인 자체를 많이 내리지 않고 파이브백을 통해 역습을 노렸다. 전반을 잘 버티면 후반 역습을 통해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지금 스쿼드에서 경고 누적으로 빠진 진성욱이 아쉬웠다. 경기를 준비하면서 몸이 가장 좋은 선수들로 구성했다. 내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내 잘못이 크다"고 아쉬워했다.
김 감독은 비겨도 올라갈 수 있는 경우의 수에 대해서는 "양날의 검이었다. 비겨도 된다는 부분은 선수들과 준비하는 과정서 그러지 않기로 얘기했다. 비기는 것보다는 이기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렇게 준비했고, 선수들도 잘 따라왔다"며 "우리가 유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하면서 비겨도 된다는 마음가짐이 나온 것도 같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이기려고 했다. 골을 먹고 넣으려고 했다. 하위 스플릿에서는 동기유발보다는 그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 그 선수들에겐 경험이 될 수 있고, 우리도 승점을 쌓으려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이번 패배에서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 휴식을 취한 뒤 FA컵을 치러야 한다. 전남을 철저히 분석해서 우리가 주도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선수들이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기자회견 말미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조수혁이 후반 34분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며 눈물을 흘렸다며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제어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몇 초간 흐느낀 뒤 기자회견장을 황급히 빠져나갔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