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벼랑’ SK, 열세 뒤집을 묘책 찾아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0.05 06: 03

SK가 고전 끝에 가을야구 막차 티켓을 손에 넣었다. 그러나 여전히 열세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 열세를 뒤집을 묘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간은 이틀뿐이다.
SK는 3일 6위 KIA가 잠실구장에서 두산에 패한 덕에 정규시즌 종료일 이틀을 남겨두고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3일 NC와의 경기에서 극적인 4-3 역전승을 거두며 가까스로 씨를 뿌려둔 것이 하루 만에 귀한 열매로 돌아왔다.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SK는 이제 7일 4위 넥센과 목동구장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며 가을야구 연장을 타진한다.
올해부터 신설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 팀에게 1승을 준다. 미국의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일본의 클라이막스 시리즈 시스템을 섞어 놓은 방식이다. 4위 넥센은 예년에 비하면 부담이 커졌지만 2경기 중 한 판만 이기면 두산이 기다리고 있는 준플레이오프로 진출할 수 있다. 1차전에서 무승부만 되어도 진출이다. 반면 SK는 2경기를 모두 잡아야 뒤집기에 성공한다. 그 외에 다른 경우의 수는 없다. ‘트래직넘버’가 1로 시작하는 셈이다.

이런 방식뿐만 아니라 전력에서도 넥센이 SK보다는 위에 있다. 올 시즌 정규시즌 성적이 이를 증명한다. 넥센은 SK에 8.5경기를 앞섰다. 또한 상황도 SK에 크게 불리하다. SK는 5위를 잡기 위해 3일 경기에서 3일을 쉰 메릴 켈리를 비롯, 하루를 쉰 김광현을 모두 소진했다. 투구수가 많지 않았고 포스트시즌에 ‘내일’이 없다는 점은 고려할 수 있으나 체력적으로는 부담이 많다.
반면 넥센은 ‘에이스’ 앤디 밴헤켄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7일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필승조들도 휴식 시간이 넉넉하다. 또한 타자친화적인 목동에서 홈런포가 월등한 넥센이 좀 더 유리하게 경기를 펼칠 공산도 크다. 넥센도 부담감은 크겠지만 벼랑 끝에 몰린 SK의 그것보다 더 심하다고는 할 수 없다. 이래나 저래나 SK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 목동 원정에 나선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해야 가을에 살아남을 수 있는 자격이 있다. 어렵게 잡은 기회인만큼 SK도 필승의지를 다지고 있다. 정규시즌의 부진을 포스트시즌에서의 경기력으로 만회하며 팬들에게 진 빚을 갚고 선수단 스스로의 자존심도 세운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김용희 SK 감독도 5위가 확정된 뒤 “이기고자 하는 선수단의 사기가 충전된 만큼 임전무퇴의 자세로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일단 지친 부분을 최대한 정비하고 넥센의 빈틈을 파고드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급선무다. SK는 4일 선수단이 휴식을 취했으며 5일부터 훈련을 재개한다. 6일에도 훈련을 한 뒤 결전지인 목동에 입성한다. 불펜 요원들의 휴식 기간 및 체력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현재 야수들도 몸 상태에 큰 문제가 없다. 관건인 선발투수들이다. 경기 초반을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최대 화두다.
가장 구위가 좋은 김광현과 켈리, 그리고 후반기 상승세와 함께 휴식 시간이 상대적으로 넉넉했던 크리스 세든까지 모두 선발 후보로 고려하고 있다. 아직은 결정이 되지 않았지만 나머지 두 선수도 모두 대기할 공산이 크다. 길게 던진다는 욕심보다는 선발의 기본 임무를 여러 선수들이 나눠 드는 전략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6회 정도까지만 버티면 그 후의 필승조 싸움은 해볼 만하다는 것이 SK의 속내다. 양과 질에서 밀릴 것이 없다.
타선은 선발로 나설 것이 유력한 밴헤켄 공략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지난해 20승 투수인 밴헤켄은 올 시즌에도 32경기에서 196⅔이닝을 던지며 15승8패 평균자책점 3.62로 제 몫은 다했다. 목동 15경기에서는 9승1패 평균자책점 3.41로 훌륭했고 SK전 4경기에서는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73으로 극강의 모습을 선보였다. 통산 SK전 성적은 14경기 8승2패 평균자책점 3.68이다.
빈틈을 찾아 물고 늘어지지 않으면 가을은 1경기로 끝날 수 있다. 김용희 감독을 비롯한 모든 선수단이 이를 잘 알고 있다. 김 감독은 “시즌 동안 넥센전을 돌아보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우리 강점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최상의 전력으로 넥센과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SK가 또 한 번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