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박석민, '통합 5연패-FA 대박' 두 마리 토끼 잡을까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10.07 05: 55

삼성 라이온즈의 중심 타선을 이끄는 이승엽과 박석민이 통합 5연패와 FA 대박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이승엽은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다시 얻게 되고 박석민은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할 예정이다.
정규 시즌 활약상은 빛났다. 이승엽은 올 시즌 타율 3할3푼2리(470타수 156안타) 26홈런 90타점 87득점의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두 차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3할 타율-30홈런-100타점 달성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정확성과 파괴력 넘치는 타격으로 삼성의 선두 등극을 이끌었다. 이승엽 또한 "개인 성적은 충분히 만족한다"고 했다. 6월 3일 포항 롯데전에서 개인 통산 400홈런을 달성하며 한국 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썼다.
단순히 개인 성적만 뛰어난 게 아니다. 이승엽은 가장 먼저 야구장에 출근하는 등 철저한 자기 관리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구자욱은 "나도 일찍 출근하는 편인데 이승엽 선배님은 늘 먼저 와 계신다. 정말 부지런하시고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시다. 내가 이승엽 선배님 만큼의 업적을 남겼다면 한 타석 못 쳐도 아쉽지 않을 것 같은데 선배님은 다르다. 아주 아쉬워 하신다"고 엄지를 세웠다.

2008년 채태인, 최형우와 함께 삼성 타선의 세대 교체를 이끈 박석민은 타율 3할2푼1리(448타수 144안타) 26홈런 116타점 90득점으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남겼다. 득점권 타율은 4할2푼. 그만큼 찬스에 강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100타점 고지에 오르는 등 홈런을 제외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을 모두 갈아 치웠다.
시즌 초반 출발은 좋지 못했다. 3~4월 타율 2할6푼3리(95타수 25안타) 5홈런 19타점, 5월 타율 2할7푼8리(79타수 22안타) 16타점, 6월 타율 2할5푼(44타수 11안타) 4홈런 9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전반기 타율 2할8푼5리(260타수 74안타) 12홈런 59타점으로 마감한 박석민은 후반기 들어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3할7푼2리의 높은 타율에 14홈런 57타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맡았다.
이승엽과 박석민은 지난해 가을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쉬움이 든다. 한국시리즈에서의 활약이 미비했기 때문. 자신의 이름 석자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다. 이승엽은 타율 9푼5리(21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부진했다. 그는 "한국시리즈에서는 기대했던 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우리 팀이 우승했으니 만족한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박석민 또한 마찬가지. 타율 1할(20타수 2안타) 1득점으로 침묵을 지켰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 이승엽은 "한국시리즈에서는 고참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통합 5연패 달성은 삼성 선수단의 목표이자 의무다. 이유없이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 뿐"이라고 설욕을 다짐했다. 올 시즌 주장 중책을 맡게 된 박석민은 통합 5연패를 향한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줄 각오다.
현재 분위기라면 따뜻한 겨울을 기대해도 좋을 듯.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했던가. 이승엽은 불혹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빼어난 활약을 뽐냈다. 20대 선수와 함께 뛰어도 뒤지지 않는다.
이승엽은 "주변에서는 '아 이제 너도 마흔이네' 라고 말하지만 몸으로 느끼는 건 전혀 없다. 야구에서 나이, 학력, 재력 등 모든 게 무의미하다. 오로지 실력으로만 승부해야 한다. 야구장에 가면 스무 살이든 마흔 살이든 다 똑같다. 후배들에게 뒤쳐지지 않겠다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불혹의 나이에도 FA 잭팟을 터뜨릴 수 있다는 걸 스스로 입증할 기세. 이승엽이기에 가능하다.
박석민 역시 2008년부터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며 삼성의 공격을 주도했다. 더욱이 좌타 일색의 삼성 타자 가운데 우타 거포로서 희소성도 높다. 실력만 뛰어난 게 아니라 관중 동원 능력 등 흥행 요소도 풍부하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4년간 84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최정(SK)을 뛰어 넘을지 주목된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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