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은 (한국의) 유치과정의 정당성이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보고 결론적으로 이 사안을 종결하기로 했다는 것을 알린다."
정몽준 명예부회장이 FIFA가 조사에 착수한 부패 혐의에 대해 증거 자료를 제시하며 전면 부인했다. 정몽준 명예부회장은 2010년 2022 월드컵 한국 유치위원회가 제안했던 '국제축구기금'을 설명하는 편지를 당시 동료 집행위원들에게 보낸 사실을 조사 받고 있다.
FIFA 윤리위원회는 해당 편지가 '외견상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FIFA 윤리위원회는 해당 사안에 대한 징계로 정몽준 명예부회장에게 15년 자격 정지를 구형할 것이라고 통보해왔다. 정몽준 명예부회장이 15년 자격 정지를 받게 된다면, 오는 12월에 있을 FIFA 회장 선거에 나설 수가 없게 된다.

하지만 해당 사안은 정몽준 명예부회장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축구 기금의 경우 한국에서만 제안한 것이 아니다. 2018 월드컵을 원했던 잉글랜드 유치위원회에서도 '축구연합기금'을 제안했다. 카타르는 2022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태국과 나이지리아의 풀뿌리 및 재능 발굴 프로그램, '네팔과 파키스탄의 16개 학교에 대한 축구를 통한 지원', '빈곤국을 위한 22개 모듈형 스타디움 건설'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정 명예부회장은 "집행위원이 자국의 대회 유치 활동을 돕는 것은 오래 전부터 있던 일이다. 해당 활동을 금하는 FIFA 규정도 없다"며 "당시 스페인 앙겔 마리아 빌라, 잉글랜드 지오프 톰슨, 벨기에 미셀 두게, 카타르 모하메드 빈 함만, 일본 준지 오구라, 러시아 비탈리 무트코 집행위원 등 2018 월드컵과 2022 월드컵 유치에 나섰던 나라의 집행위원들도 유치활동을 적극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FIFA 윤리위원회의 징계를 반박할 증거도 갖고 있다. 정몽준 명예부회장의 편지에 대해 인지하고 있던 FIFA는 2010년 이미 조사를 했다. 그러나 FIFA는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정 명예부회장은 "당시 제롬 발케 사무총장이 나와 한승주 유치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FIFA는 (한국의) 유치과정의 정당성이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보고 결론적으로 이 사안을 종결하기로 했다는 것을 알린다'고 했다"고 말하며 해당 서한을 제시했다.
정 명예부회장은 "FIFA 윤리위원회가 보내온 진술서에 따르면 블래터 회장과 발케 사무총장은 '깜짝 놀랐다'면서 몰랐던 것처럼 너스레를 떨었다. 이 사람들은 기억상실증 환자다"면서 "지난 8월 해당 정보가 흘러나올 때 FIFA 감찰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고, 한 달여 만에 감찰위원회는 증거가 없다면서 사건을 종결지었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