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144경기 체제로 치러진 2015시즌, KBO리그를 지배한 흐름은 역시 타고투저였다.
KBO리그가 720경기 모든 일정을 끝마쳤다. 시즌 막바지까지 치열한 순위 다툼으로 어느 때보다 뜨거운 해를 보냈다. 전체적인 리그의 흐름을 보면 결국 타고투저였다. 역대 최고 수준의 타고투저 시즌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타자들이 득세하고 투수들이 고개 숙인 해였다.
올해 리그 평균자책점은 4.87로 지난해(5.21)보다 많이 낮아졌지만 역대 34시즌을 통틀어 3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규정이닝 투수가 20명밖에 되지 않았다. 그마저도 국내 투수는 7명으로 역대 최소였다. 확실한 선발투수 부재로 대부분 팀이 투수난에 시달렸고, 불펜 과부하로 연결됐다.

투수들이 활약하지 못한 이유는 역시 타자들의 방망이가 셌기 때문이었다. 올해 리그 평균 타율은 2할8푼으로 역시 지난해(.289)보다는 낮아졌지만 역대 통틀어서는 두 번째로 높을 만큼 타자들이 잘 쳤다. 규정타석 3할 타자만 28명으로 지난해 36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많다. 경기당 평균 득점도 10.6점으로 역대 3위.
홈런은 총 1511개로 경기당 평균 2.10개가 터졌는데 이는 오히려 지난해(2.02개)보다 더 증가했다. 경기당 홈런 숫자로는 역대 5위. 53홈런을 터뜨린 박병호를 필두로 30홈런 이상 타자가 6명이었다. 경기수가 늘어났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전체적인 타자들의 파워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
KBO리그는 2013년부터 타고투저 흐름이 리그를 지배하기 시작했는데 올해도 다르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투수들의 질적 저하가 꼽힌다. 신생팀 kt의 등장으로 투수층이 얕아져 있다. 경기를 나올수록 기량이 향상되는 타자에 비해 투수는 시간이 더 걸린다.
전체적인 리그의 환경도 투수들에게 불리하다. 시즌 초반 논란이 된 공인구 반발력 문제와 함께 새로 개장하거나 리 모델링 된 구장들이 타자 친화적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스트라이크존 가운데 윗부분을 확대했으나 경기를 하는 투수 대부분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이전과 별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극단적인 타고투저였던 지난해보다 조금 완화됐을 뿐 여전히 KBO리그는 투수들이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KBO는 내년부터 공인구 단일화를 실시하지만, 이것만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투수들의 성장이 타자들의 힘을 따라가지 못하는 한국야구의 흐름을 볼 때에도 타고투저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