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상대를 기다리고 있는 두산 베어스가 좋다 말았다. 넥센 히어로즈가 SK 와이번스에 승리하며 2차전은 없게 됐다.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는 넥센이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5-4로 승리했다. 11회초까지만 하더라도 SK가 1점 앞서 두산은 양 팀이 2차전까지 치르는 그림을 그렸지만, 넥센이 극적인 역전승으로 경기를 끝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SK는 두산의 바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SK의 가을야구 티켓 획득 과정은 두산에 의해 마무리됐다. 먼저 144경기를 치른 SK는 KIA를 비롯한 다른 팀들의 결과를 체크해야 했고, 4일 잠실경기에서 두산이 당시 6위던 KIA를 9-0으로 완파해 SK의 5위가 확정됐다.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SK는 기사회생해 나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넥센을 벼랑 끝까지 몰았지만, 아쉽게 최후의 승부까지 가지는 못했다.

접전 흐름이 계속된 것은 두산이 원하던 바였다. 5회초 3득점한 SK가 2점을 앞서다 넥센이 7회말 2점을 만회해 3-3 동점이 됐고, 양 팀은 이 과정에서 주축 투수들을 썼다. 넥센은 선발 앤디 밴헤켄에 이어 손승락-조상우를 등판시켰고, SK도 선발 김광현의 뒤를 받친 메릴 켈리가 3이닝을 홀로 책임졌다.
경기가 연장까지 가며 두 팀의 소모전은 극에 달했다. 넥센은 불펜의 핵심인 조상우가 3이닝이나 던져야 했다. 그러고도 결론이 나지 않아 한현희까지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SK는 9회말을 막기 위해 전유수와 정우람을 투입했다. 전유수는 아웃카운트 2개만 잡고 물러났지만 정우람은 1⅔이닝을 던졌다.
하지만 마치 두산이 설계한 것 같던 시나리오는 SK의 불펜이 무너지며 깨졌다. 정우람이 물러난 이후 SK는 윤길현-신재웅-박정배를 차례로 냈지만 그 누구도 확실히 넥센 타선을 틀어막지 못했다. 결국 2사 만루에서 김성현의 끝내기 실책이 나오며 SK의 가을야구는 한 경기로 마무리됐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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