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린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고 올라온 넥센 히어로즈가 2년 만에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당시엔 없던 외국인 타자의 맞대결도 관심사다.
넥센은 7일 목동구장에서 있었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연장 11회까지 혈투를 펼친 끝에 SK 와이번스를 5-4로 꺾었다. 넥센은 이틀을 쉬고 오는 10일부터 잠실과 목동을 오가며 최대 다섯 번의 승부를 벌이게 됐다. 2년 만의 준플레이오프 만남이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두산이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해 목동이 아닌 잠실에서 1차전이 벌어진다.
2년 전에 없었던 것이라면 외국인 타자다. 2013 시즌까지는 각 팀이 외국인 선수를 2명만 보유할 수 있었는데, 당시에는 모든 팀이 외국인 투수만 2명을 썼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모든 팀이 최소 1명의 외국인 타자를 써야만 하는 규정에 의해 양 팀 모두 외국인 타자를 데리고 있다. 이들의 활약은 시리즈의 향방을 결정할 수도 있다.

LG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서 활약했던 첫 해인 지난해부터 가을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브래드 스나이더는 넥센이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타자 중 하나다. 그는 지난해 NC와 넥센을 상대로 치른 포스트시즌 8경기에서 타율 4할3푼3리(30타수 13안타), 2홈런 6타점으로 활약했다. 7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교체 출전해 11회말 동점을 만드는 적시 2루타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 경기에서 상대 선발이 좌완인 김광현이었던 탓에 선발 출장은 하지 못했지만 가을만 되면 나오는 미친 타격감이 재현된다면 앞으로는 상대 선발에 관계 없이 선발 출장도 가능하다. 지난해 37경기에서는 타율 2할1푼, 4홈런 17타점으로 부진했지만 올해는 KBO리그에 적응한 듯한 모습도 보이며 초반 부진을 딛고 113경기에서 타율 2할8푼1리, 26홈런 71타점으로 정규시즌 성적도 업그레이드했다.
이에 반해 두산의 외국인 타자 데이빈슨 로메로의 입지는 불안하다. 시즌 중에 잭 루츠의 대체선수로 들어온 로메로는 76경기에서 타율 2할5푼3리, 12홈런 50타점으로 만족스런 성적을 내지 못했다. 4번타자를 원했던 팀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그러면서 시즌 막판에는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로메로의 정규시즌 출전 기록은 지난달 28일 수원 kt전을 끝으로 멈췄다. 방망이가 특출나지 않았던 가운데 수비력이 취약해 주전으로 자리를 잡기 어려웠다.
하지만 분위기 반전을 포스트시즌에서 이뤄내지 말란 법은 없다. 스나이더도 지난해 정규시즌 타율은 2할1푼에 불과했다. 이미 준플레이오프 엔트리 구상을 끝낸 김태형 감독은 로메로를 쓰겠다고 밝혔다. 목동에서 뛴 5경기에서는 타율 2할7푼3리(22타수 6안타, 3홈런 7타점으로 장타력을 과시한 바 있는 만큼 잠실이 아닌 곳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팀 내에서도 좋은 예를 찾을 수 있다. 바로 이지 알칸트라다. 2003년 LG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했던 그는 2004년 투수 마크 키퍼의 대체선수로 두산에 입단했다. 그해 정규시즌 37경기에서는 타율 2할3푼1리, 6홈런 25타점으로 뛰어나지 않았지만,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6타수 4안타 3홈런 6타점으로 맹활약해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두산이 기대하는 것도 로메로가 제 2의 알칸트라가 되어주는 것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