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종운 감독 1년 만에 경질 왜?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0.08 14: 48

롯데 자이언츠 이종운 전 감독이 구단으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았다.
롯데는 8일 신임 감독으로 조원우 전 SK 와이번스 수석코치를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조 감독은 부산고와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1994년 쌍방울 레이더스에 입단하여 2008년 한화이글스에서 은퇴할 때까지 15년간 통산 1368경기에 출전하여 타율 2할8푼2리 68홈런 443타점 123도루를 기록했다. 롯데에서는 2011년 외야코치로 활약하며 롯데 수비를 안정시킨 공을 인정받고 있다.
이 전 감독은 작년 10월 31일 롯데 16대 감독으로 전격 선임됐다. 경남고 감독으로 10년 넘게 활약하다가 2014년 후반기 롯데 2군 코치로 프로에 복귀했고, 그로부터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파격적으로 1군 감독 자리까지 올라서게 됐다.

일단 내홍을 겪은 롯데의 상처를 봉합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시즌 중 지도력에서 아쉬운 점을 보였다. 경기 중 골절상을 입은 김민하를 그대로 출전시키는 일은 이 전 감독의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 또한 간판타자 손아섭을 둘러싼 잡음 역시 많은 뒷말을 낳았다.
사실 롯데는 이 전 감독에게 성적 부담을 주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34년 롯데 감독 역사상 가장 구단 간섭없이 편한 감독'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프런트는 철저하게 이 감독을 지원하는 임무에만 전념했다. 전임 사장이 현장에 깊숙하게 개입하며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에 새로 바뀐 사장과 단장은 최대한 지켜보기만 했다.
구단 내부에서도 올해 롯데는 중위권 싸움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고, 때문에 구단은 이 전 감독에게 성적 보다는 기초가 튼튼한 팀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했다. 그렇지만 이 전 감독은 취임 당시부터 "우승이 목표가 아닌 감독은 없다"고 말했고, 시즌 중에도 멀리 내다보는 운영보다는 당장 눈앞의 성적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전 감독의 운영을 놓고 많은 말이 오갔지만 구단은 거의 간섭을 하지 않았다. 시즌 중 잦은 투수보직 교체, 선발 로테이션 날짜 변경 등으로 잡음이 있었지만 구단은 이 전 감독에게 전권을 줬다. 어찌보면 여기서부터 현 구단 고위층은 이 전 감독의 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구단이 운영에 개입을 한다면 올해 성적에 함께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지만, 오로지 감독에게 모든 걸 맡겨두고 책임까지 물은 것이다.
이 전 감독이 여유있게 팀을 운영하지 못한 것에도 이유는 있다. 김시진 전 감독이 물러난 뒤 운영 핵심 고위 관계자는 몇몇 코치를 후임감독 후보로 최하진 전 사장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감독 자리에 앉지 못했고, 결국 마지막으로 추천한 이 전 감독이 사령탑에 올랐다. 이후 구단 고위층이 모두 바뀌면서 이 전 감독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그래서 성적을 내기 위한 총력전을 시즌 내내 벌였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고 이 전 감독은 감독 취임 1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