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5회 우승에 빛나는 ‘명장’ 그렉 포포비치(66)가 라마커스 알드리지(30, 211cm)에게 내린 첫 명령은 ‘벤치에서 쉬어라!’였다.
미국프로농구(NBA) 프리시즌이 한창이다. 비시즌 전력보강을 마친 30개 팀들은 프리시즌을 통해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팀은 샌안토니오 스퍼스다.
샌안토니오는 NBA 정상급 파워포워드 라마커스 알드리지와 4년간 8400만 달러(약 974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또 다른 올스타출신 빅맨 데이빗 웨스트까지 베테랑 최저연봉 140만 달러(16억 2372만원)에 합류했다. 팀 덩컨(39)의 노쇠화로 걱정이 많았던 샌안토니오는 다시 한 번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강한 전력을 갖췄다.

샌안토니오 지역지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알드리지는 다리가 조금 뻣뻣했지만, 7일 팀 훈련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알드리지의 상태를 보고 받은 포포비치 감독은 그가 훈련장에 나타나자 “벤치에 앉으라!”고 명령했다.
어리둥절한 알드리지는 연습에 참가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적 후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작은 부상쯤은 감수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러자 포포비치는 “스퍼스에 온 걸 환영한다. 벤치로 가서 앉아!”라고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말했다. 당장의 훈련보다 긴 시즌을 위해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었다.
포포비치 감독은 팀 덩컨(39), 마누 지노빌리(38), 토니 파커(33) 노장 삼총사의 체력을 안배해주기로 유명하다. 지난 2012-2013시즌 포포비치는 마이애미 원정경기에 노장 삼총사를 아예 데려가지 않았다. NBA 사무국은 ‘관중을 기만하는 성의 없는 경기를 했다’는 이유로 포포비치에게 25만 달러(약 2억 9000만 원)의 벌금을 물렸다. 하지만 포포비치는 당당히 벌금을 내고 “같은 상황이 오면 똑같이 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우승을 위해 선수보호가 더 중요하다는 것.
샌안토니오는 2013 NBA 파이널에서 마이애미 히트에게 3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다음해 샌안토니오는 마이애미와 재대결을 펼쳐 4승 1패로 타이틀을 되찾아왔다. 덩컨은 파이널평균 15.4점, 10리바운드의 노익장을 과시했다. 포포비치와 덩컨은 5번의 우승을 모두 합작하며 사제지간을 초월한 신뢰관계를 쌓고 있다. 이제 그 노하우를 알드리지가 물려받으려 하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동료가 된 알드리지와 덩컨 /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