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필승조 구축, 1군 첫 해 최고 수확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10.09 05: 59

kt 위즈가 1군 첫 시즌을 순조롭게 마쳤다. 마운드에선 선발 등에서 보완해야 할 점을 찾았다. 하지만 kt 필승조 만큼은 첫 시즌에 어느 형님 구단 못지않게 자리를 잘 잡았다.
kt는 올 시즌 기나긴 144경기로 1군 데뷔 첫 시즌을 마쳤다. 선수층이 얇은 kt로선 역대 최다인 144경기 레이스를 치르기 쉽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해 9개 구단은 휴식을 치르면서 경기에 임했지만, 월요일 경기 외에는 특별히 쉬는 날이 없었다. 녹록지 않은 조건 속에서 kt는 52승 91패(승률 3할6푼4리)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리그 최하위는 예상된 수순.
하지만 분명 큰 수확도 있었다. kt는 올 시즌 팀 타율 2할7푼3리로 6위, 팀 홈런 129개로 리그 9위를 기록했다. 어찌 보면 눈에 띄는 수치는 아니지만 시즌 초에 비교해보면 확연히 달라진 수치다. kt는 5월까지 팀 타율 2할4푼1리 23홈런으로 모두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6월 이후 2할9푼(3위) 106홈런(3위)으로 막강한 공격력을 뽐냈다. 반면 팀 평균자책점은 5.56으로 시즌 내내 최하위를 면하지 못했다.;

그러나 믿을 만한 필승조를 구축한 건 올 시즌 kt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였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5.88로 최하위를 마크했다. 10개 구단 중 선발 투수들이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로간 유일한 구단이었다. 하지만 불펜 평균자책점은 5.21로 8위. 두산(5.41), 롯데(5.43)이 뒤를 이었다. 선발에선 완전하게 밀렸으나 중간 계투진이 자존심을 지켰다.
특히 필승 카드가 견고했다. 넥센에서 특별지명으로 영입된 장시환은 전천후 마무리로 활약하며 47경기서 7승 5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했다. 짧은 이닝부터 2~3이닝까지 가뿐히 소화하며 kt의 뒷문을 확실히 걸어 잠갔다. 5개의 블론세이브가 있었으나 일찍 등판해야 했던 사정상 어쩔 수 없었다. 어쨌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세이브를 수확하며 첫 시즌 마무리로 자리 잡았다. 다만 후반기 십자인대 파열은 kt에 뼈아팠다. 시즌 막판 kt가 흔들린 것 역시 장시환의 빈자리가 컸다.
시즌 초부터 롱릴리프로 활약한 조무근의 공도 무시할 수 없다. 조무근은 올 시즌 43경기에 등판해 8승 5패 2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1.88을 마크했다. 50이닝, 그리고 7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았다. 시즌 막판에는 마무리 역할까지 해내며 4세이브를 수확. kt 마운드의 미래를 밝혔다. 조무근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상대 팀 간판타자들까지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아울러 조무근은 kt의 약점이었던 선발이 일찍 무너졌을 때 그 공백을 메웠다.
올해 1월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김재윤과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한 좌완 홍성용도 있었다. 즉시 전력감으로 계산할 수 없었던 김재윤인데, 5월부터 팀에 합류해 힘을 보탰다. 1군 데뷔 초반에는 여유로운 상황에 등판했으나 서서히 타이트한 상황에 나서며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42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6홀드 평균자책점 4.23의 좋은 성적. 구종이 단조로운 약점도 있었으나 150km 이상의 빠른 패스트볼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kt에서 새 야구 인생을 시작한 홍성용은 올 시즌 42경기에 등판해 4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kt의 첫 10홀드 투수가 됐고, 시즌 막판에는 상황을 막론하고 등판해 kt의 뒷문을 책임졌다. NC 시절 좌완 스페셜리스트였다면, 올 시즌에는 전천후 불펜으로 활약했다. 뛰어난 견제 능력까지 갖춰 타이트한 상황에 제격이었다. 이 뿐만 아니라 kt는 시즌 막판 고영표, 심재민 등이 좋은 모습을 보이며 마운드를 높였다. 아직 기나긴 겨울, 그리고 스프링캠프를 보내야 하는 kt지만, 필승조만큼은 순조로운 데뷔 시즌을 보냈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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