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불펜의 힘으로 준플레이오프 승리를 노린다. 불펜의 활약도에 따라 팀의 운명이 결정될 수도 있다.
오는 10일부터 잠실과 목동을 오가며 넥센 히어로즈와 5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를 벌이는 두산은 불펜에 무게를 실었다. 김태형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에 선발투수를 3명만 쓰겠다고 선언했고, 총 11명의 투수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불펜에 8명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불펜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큰 몫을 떠안아야 한다. 시리즈가 5차전까지 갈 경우 2차전 선발은 4일 휴식 후 등판하게 된다. 1차전 선발로 내정된 더스틴 니퍼트는 단 3일만 쉬고 4차전에 또 나와야만 한다. 경기장도 잠실에서 목동으로 바뀌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 휴식 기간이 3일밖에 되지 않으므로 1차전에서는 니퍼트가 한계 투구 수에 이르기 전에 한 박자 빨리 교체해주는 장면도 상상해볼 수 있다.

그만큼 불펜이 선발의 체력적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승부처에서 활용될 셋업맨 하나가 늘어났으므로 평소보다 막아야 하는 이닝이 조금 추가되더라도 감당할 수 있다. 스와잭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지난 4일 잠실 KIA전에서 2⅓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호투하며 홀드를 수확했다. 다소 여유 있는 상황이기는 했지만 긴 이닝 동안 확실히 점검을 마쳤다.
이번 시즌 평균자책점이 5.26인 스와잭은 구원으로 출전했을 때 성적이 더 좋았다. 빅리그에서도 불펜투수였던 그는 KBO리그에 온 뒤 구원으로 던진 3경기에서 4⅔이닝 3피안타 3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선발일 때보다 잘 던졌다. 다양한 구종을 보유하고 있지만 불펜으로 돌아선 뒤에는 빠른 공 위주로 타자를 상대한다. 기본 이상의 구위를 갖추고 있어 구종이 단순해져도 자기 공만 던지면 1~2이닝 정도는 막아내기 충분하다.
롱릴리프와 셋업맨, 마무리가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도 호재다. 노경은은 9월부터 12경기에서 무려 23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74로 준수했다. 특히 지난달 25일 잠실 kt전에서는 5⅓이닝 1피안타 4탈삼진 4볼넷 1실점했는데, 1실점도 노경은이 물러난 뒤 책임주자가 홈을 밟은 것이었다. 윤명준은 최근 10경기에서 15⅔이닝 동안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0.57로 강했다. 지난달 15일 잠실 롯데전에서는 4⅓이닝 4탈삼진 2볼넷 무실점 호투했다.
셋업맨 함덕주는 단순히 페이스가 좋은 것이 아니라 기량 자체가 발전된 것으로 보인다. 전반기 5.56이던 평균자책점은 후반기 2.54로 개선됐다. 그러면서 두산도 7~8회에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를 얻었다. 마무리로 자리매김한 이현승도 9월 이후 1승 8세이브, 평균자책점 1.84로 두산의 정규시즌 3위 탈환에 기여했고,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이들이 넥센의 강타선을 상대로 어떤 피칭을 보이느냐에 따라 두산의 운명이 결정된다. 특히 목동에서 잘 버텨내야 승리할 수 있다. 올해 정규시즌 넥센전을 8승 8패로 마감한 두산은 잠실에서 5승 3패로 양호했으나 목동에서는 3승 5패로 약했다. 선발은 물론 불펜이 더 힘을 내줘야 목동에서도 경쟁력이 생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