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우(25, 두산 베어스)의 끝내기 안타로 마무리된 준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에 있어 이 승리는 2년 전 아픈 패배를 똑같이 되갚아주는 값진 1승이었다.
두산은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있었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1사 2루에 나온 대타 박건우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4-3 승리를 거뒀다.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두산은 마산행 한 발 가까이 다가갔다.
이번이 첫 포스트시즌 시리즈인 박건우는 단 한 번의 스윙으로 여러 기록들을 썼다. 이는 역대 준플레이오프 최초의 대타 끝내기 안타였다. 또한 자신의 포스트시즌 데뷔 타석에 끝내기를 친 것은 역대 2번째다. 공교롭게 1호는 김지수(넥센)가 2013년 10월 9일 목동에서 벌어진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두산을 상대로 기록한 것이었다.

김지수의 끝내기가 의외의 일격이었다면, 박건우의 자신있는 스윙은 예고된 돌픙이었다. 김지수는 이 안타 이전까지 정규시즌 통산 타율이 2할3푼2리(56타수 13안타)에 불과했다. 반면 박건우는 올해 70경기에서 타율 3할4푼2리, 5홈런 26타점으로 활발한 방망이 솜씨를 뽐냈다.
2년 만에 넥센을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난 두산은 멋진 설욕에 성공했다. 당시 3승 2패로 넥센을 누르고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목동에서 이틀 연속 당한 끝내기 패배는 두산을 조기 탈락 위기에 몰아넣기도 했다. 하지만 기다림의 시간을 갖고 경기에 들어간 이번 시리즈에서는 첫 경기부터 홈에서 끝내기 승리를 거둬 기선을 제압했다.
앞으로 있을 2차전과 3차전에는 넥센이 자랑하는 좌투수들인 라이언 피어밴드와 앤디 밴헤켄의 선발 등판이 예정되어 있어 박건우가 더욱 중용될 수 있다. 꼭 좌완투수가 나오지는 않더라도 올해 정규시즌에서 보여줬던 매서운 타격이 재현된다면 언제든 선발 출장도 가능하다.
한편 끝내기 상황 당시 1루가 비어 있어 넥센은 박건우를 거를 수도 있었다. 만약 그랬다면 박건우와 마찬가지로 데뷔 첫 포스트시즌 타석을 경험하는 김동한에게 찬스가 갈 뻔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박건우) 뒤에 있던 김동한도 야무진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찬스가 넘어갔어도 해낼 수 있었다는 뜻이다.
아직 두산의 엔트리에는 포스트시즌 데뷔 타석을 소화하지 않은 선수들이 좀 더 있다. 2011 입단 동기인 정진호와 김동한은 각각 대주자, 대수비(3루수)로 1차전에 출전은 했지만, 타격에는 임하지 않았다. 올해부터 한국에서 뛴 데이빈슨 로메로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어떤 결과를 낼지도 궁금증을 낳고 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