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2009 입단 동기, 두산의 새로운 중심축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0.11 06: 17

대박으로 평가받은 2009년 입단 동기들이 두산 베어스 라인업을 이끈다. 이들을 필두로 두산도 점진적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9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은 좋은 자원들을 많이 건졌다. 우선 2차지명에 앞서 1차지명에서 그 해의 최대어 성영훈을 뽑은 두산은 2차지명에서도 허경민(1라운드), 박건우(2라운드), 조승수(3라운드), 정수빈(5라운드), 유희관(6라운드), 김진형(7라운드) 등을 선발해 미래에 대비했다.
어느덧 성장한 이들은 두산의 라인업에 대거 포진했다. 정수빈은 입단 첫 해부터 백업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뒤 점차 주전으로 성장해 나갔고, 허경민도 올해 주전으로 도약에 성공해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우며 3할 타율을 달성했다. 박건우도 가능성을 만개하기 시작하면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마운드에서는 유희관이 올해 18승(5패)을 거둬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있었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도 2009 입단 동기들의 활약은 빛났다. 김현수, 양의지, 민병헌, 최주환 등 2006년 입단한 황금세대를 잇는 새로운 중심축이 추가로 등장했다는 말도 가능하다.
우선 시즌 막판 1번으로 고정됐던 허경민을 대신해 1번타자로 나온 정수빈은 2-2 동점을 만드는 적시 2루타 포함 4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으로 활약했다. 2번 타순으로 옮긴 허경민도 4타수 2안타 1볼넷로 멀티히트 활약을 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정수빈-허경민 테이블 세터는 9회말 천금같은 동점이 나오는 과정에도 힘을 보탰다. 팀이 2-3으로 뒤지던 9회말 1사 1루에 나온 정수빈이 조상우를 상대로 볼넷을 얻었고, 허경민도 불넷으로 1루를 밟았다. 넥센이 자랑하는 조상우의 150km대 강속구를 보고도 끈질기게 승부한 이들은 끝내 볼넷으로 상대 마운드를 흔들었다.
마무리 역시 이들의 동기생인 박건우가 지었다. 3-3으로 팽팽히 맞서던 연장 10회말 1사 2루에 대타로 출전한 박건우는 김택형을 공략해 외야 우중간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로 승부를 결정했다.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된 박건우는 자신의 포스트시즌 데뷔 타석을 끝내기 안타로 장식했다.
정수빈과 허경민에 비해 1군에서 자기 자리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조금은 늦었던 박건우는 경기 후 "오늘 (허)경민이와 (정)수빈이가 잘 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럽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수빈이가 '너도 잘 할 수 있을거야'라고 말해줬다"며 입단 동기생 사이의 우정도 과시했다. 이제는 셋 모두 두산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두산이 2차전까지 순조롭게 치른다면 시리즈의 마지막은 유희관의 손으로 완성될 수도 있다. 평소 선발 등판을 앞두고 불펜투구를 하지 않는 유희관은 이례적으로 10일 1차전 이전에 불펜피칭까지 했다. 9월 이후 부진했지만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원인은 특별히 없다. 그 전에 해놓은 것이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했을 만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어 부진을 씻을 심리적 기반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김태형 감독 역시 유희관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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