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두산 뒷심, 두꺼운 백업이 만든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10.11 06: 17

두산 베어스가 뒷심을 발휘하며 준 플레이오프 1차전을 잡았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백업 선수들의 한 방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두산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연장 10회말에 터진 박건우의 끝내기 안타를 앞세워 4-3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두산은 지난 2013시즌 넥센과의 준 플레이오프와는 달리 먼저 1승을 따냈다. 2년 만에 가을 무대에 올라온 두산이지만 뒷심은 여전했다.
두산의 최대 장점은 두꺼운 야수층이다. 최근 몇 년간 젊은 야수들을 꾸준히 키웠다. 올 시즌 역시 여러 선수들이 고르게 활약하며 공격력 부문에서 팀 타율 2할9푼으로 삼성(0.302), 넥센(0.298)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수비력도 나쁘지 않았다. 올 시즌 팀 실책 93개를 기록하며 NC(83개), KIA(84개)에 이어 최소 실책 3위의 기록. 야수들이 탄탄한 공격력과 수비력을 자랑했다.

공격력을 세부적으로 본다면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는 모두 7명. 7명 중에 김현수, 양의지, 허경민, 김재호, 민병헌 등 5명이 3할 이상의 타율을 마크했다. 정수빈은 2할9푼5리로 3할에 근접했다. 백업 선수들의 기록도 만만치 않다. 100타석 이상 들어선 야수 중 박건우가 타율 3할4푼2리 5홈런 26타점을 기록했고, 오재일이 2할8푼9리 14홈런 36타점, 최주환이 2할8푼2리 5홈런 32타점으로 고른 활약을 보였다.
준 플레이오프 1차전의 뒷심도 벤치 멤버들로부터 나왔다. 두산은 이날 경기에서 테이블 세터 정수빈(2안타) 허경민(2안타)이 4안타를 합작하며 포문을 열었다. 중심에선 김현수가 2안타 1타점을 기록했으나 민병헌 양의지가 무안타로 침묵. 뒤를 받치는 오재원이 1안타, 홍성흔이 무안타로 부진했다. 공격에서 병살타 2개가 나오는 등 다소 답답한 모습이 나왔다.
하지만 두산은 경기 후반까지 끈질긴 승부를 펼친 끝에 역전극을 만들었다. 2-3으로 뒤진 9회말에는 상위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조상우에게 연속 볼넷을 얻어냈다. 결국 2사 만루서 김현수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 연장 10회에는 벤치 멤버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10회말엔 8회 대타로 투입된 최주환이 김택형을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뽑아내며 순식간에 기회를 만들었다. 앞선 타석의 범타를 만회하는 순간이었다.
역시 가장 결정적인 활약을 한 건 대타 박건우. 두산은 마운드에서 더스틴 니퍼트, 앤서니 스와잭 2명의 외국인 투수를 활용해 데이빈슨 로메로를 대타로 내세울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게 결과적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박건우는 포스트시즌 첫 타석을 대타로 소화했다. 게다가 1사 2루 절호의 찬스에서 출전해 김택형의 3구째 떨어지는 변화구를 정확히 받아쳐 우중간을 갈랐다. 이는 준플레이오프 최초 대타 끝내기 안타였다.
두산은 경기 후반 대주자, 대타 카드를 연달아 꺼내며 넥센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경기 초반부터 승리를 뺏긴 두산이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의 뒷심이 제대로 발휘됐다. 그 중심에는 역시 ‘주전급’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다. 두꺼운 선수층이 단기전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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