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4번 타자 뿐이다.
박병호(넥센)는 리그 최고의 강타자로 꼽힌다. 2012년부터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0홈런 고지를 밟았다. 파괴력만 뛰어난 게 아니다. 2013년 데뷔 첫 3할 타율을 달성한 이래 3년째 3할 타율을 기록했다. 박병호가 타석에 들어설때마다 상대 투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하지만 박병호는 포스트시즌에서는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지 못했다. SK와의 와일드 카드를 포함해 포스트시즌 타율 2할3리(59타수 12안타) 3홈런 5타점에 불과했다. 지난해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1할4푼3리(21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으로 침묵을 지키며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박병호는 '큰 경기에서 약하다'는 꼬리표를 떨쳐내기 위해 독기를 품었다. 그는 "2년 동안 가을 야구 경험을 해봤는데 그 속에서 제가 많이 부족했다고 깨달은 부분이 있어 그런 점에 집중해서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출발은 좋았다. 박병호는 10일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거포 본능을 뽐냈다.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박병호는 2회 볼넷, 4회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1-0으로 앞선 6회 2사 주자없는 가운데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2구째를 받아쳐 중월 솔로 아치(비거리 130m)를 빼앗았다.
그리고 박병호는 8회 고종욱의 우전 안타와 이택근의 중전 안타로 만든 1사 1,3루서 좌익수 희생 플라이를 때려 타점을 추가했다. 이날 넥센은 연장 접전 끝에 3-4로 무너졌지만 4번 박병호의 화력 가동은 패배 속 위안거리.
박병호의 좌완 투수 상대 타율은 3할6푼8리(95타수 35안타) 10홈런 27타점. 두산의 2차전 선발 장원준과 만나 펄펄 날았다. 타율 7할5푼(4타수 3안타) 2타점. 첫 대결에서 호쾌한 한 방을 터뜨린 박병호가 이날 경기에서도 대포를 가동하며 전날 패배를 만회할지 지켜볼 일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