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필승조를 경기 중반부터 투입하는 초강수를 두고도 패했다.
넥센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내준 넥센은 앞으로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하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먼저 2연패를 당한 팀 중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우는 5번 중 2번에 불과하다.
이날 넥센의 패배는 기본적으로 선발 싸움에서의 부진이었다. 넥센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는 1회에만 40개의 공을 던지는 등 두산 타자들의 끈질긴 승부에 고전하며 4이닝 4피안타 7탈삼진 4사사구 2실점으로 일찍 마운드를 내려왔다.
2-2 동점을 만들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필승조를 소진한 넥센은 2차전 선발까지 일찍 투구수 100개를 넘기자 5회 투수로 하영민을 택했다. 포스트시즌 데뷔전이었던 하영민은 1사 후 세 타자를 내보내 만루에 몰렸다. 넥센은 5회 1사 만루 위기에서 손승락 카드를 택했다.
최근 구위가 올라온 손승락은 희생플라이를 내준 뒤 추가 위기 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어 6회와 7회를 각각 삼자 범퇴 처리하며 팀의 1점차 열세에서 도망가지 않고 호투했다. 전날에도 33개의 공을 던진 손승락이지만 이날 역시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 팀의 빈 불펜 자리를 메웠다.
넥센은 전날(10일) 1차전에서도 6회 선발 양훈이 흔들리자 손승락을 마운드에 올렸는데 이날은 더 빨리 불펜이 투입됐다. 득점이 많지 않았지만 마운드도 최대한 실점을 하지 않고 버티면서 박빙이 이어져 필승조가 등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타선이 손승락의 호투에 응답하지 않았다. 넥센은 8회 1사 2,3루가 무위에 그치는 등 3회 박동원의 동점 솔로포를 마지막으로 득점이 끊겼고 팀은 2연패에 빠졌다. 전날 9회 치명적인 동점을 허용한 조상우도, 이날 호투한 손승락도 모두 욕할 수 없는 투혼이 묻혔다. /autumnbb@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