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마무리 이현승(32)이 팀을 절대 위기에서 구해냈다. 배짱 넘치는 투구로 넥센의 마지막 불꽃을 잠재웠다.
이현승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2로 앞선 2사 2,3루에서 등판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정리하며 팀의 1점차 승리를 지켰다. 1차전에서 ⅔이닝을 깔끔하게 정리하며 승리투수가 되는 행운을 안은 이현승은 이날 넥센의 마지막 기회를 잠재우며 마운드의 해결사로 등극했다.
상황은 긴박했다. 넥센은 8회 선두 박동원의 볼넷, 그리고 고종욱의 2루수 방면 내야안타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서건창이 희생번트를 대 1사 2,3루가 됐고 함덕주가 이택근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그래도 역전주자가 득점권에 있었고 여기에 상대는 박병호 유한준이라는 올 시즌 넥센 최고의 타자들이었다.

여기서 두산은 마무리 이현승 카드를 뽑아 들었다. 올 시즌 전까지 마무리 보직은 다소 낯설었던 이현승은 올 시즌 41경기에서 3승1패18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2.89로 활약하며 두산의 뒷문 불안에 해결사로 떠오른 선수. 이날도 두산 불펜 최후의 보루임을 증명해냈다.
박병호를 고의사구로 거른 이현승은 2사 만루에서 유한준을 상대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으면 되는 상황이었지만 단타 하나는 곧바로 역전을 의미할 수도 있었다. 말 그대로 ‘터프 세이브’ 상황. 그러나 이현승은 침착했다. 몸쪽 승부로 파울 두 개를 유도하더니 결국 1B-2S 상황에서 4구째 슬라이더(136㎞)를 던져 유한준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많이 뻗지 않는 타구였다.
절대위기에서 벗어난 이현승은 9회에도 힘이 있는 타자들인 김민성 윤석민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기세를 올린 끝에 피안타 없이 이닝을 마무리하고 팀 승리를 확정지었다. 윤석민의 경우 3B-1S라는 불리한 카운트를 극복해 내 더 인상이 깊었다.
[사진] 잠실=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