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까지 마친 준 플레이오프에서 양 팀 마무리 투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두산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 장원준의 6이닝 2실점을 비롯해 투수들의 호투에 힘입어 3-2로 승리했다. 일찌감치 2연승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1승만이 남았다. 반면 넥센은 이제 1패만 더 하면 올 시즌을 마쳐야 하는 위기에 봉착했다.
단기전답게 1,2차전 승부는 1점 차의 접전이 펼쳐졌다. 그만큼 경기 후반 불펜 투수들의 싸움이 중요했는데, 1차전에서 넥센 마무리 조상우는 무너졌지만 두산 마무리 이현승은 2경기에서 모두 안정감을 자랑했다. 이현승은 10일 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⅔이닝을 투구하고 행운의 구원승을 따냈다. 그리고 11일 경기에선 위기 상황을 넘기고 1⅓이닝 무실점 쾌투로 세이브를 수확했다. 포스트시즌 시즌 통산 첫 세이브의 순간이었다.

필승조만 비교한다면 넥센이 더 견고한 모습이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손승락-한현희-조상우 필승조의 비중이 컸다. 하지만 넥센은 1차전부터 계산이 틀어졌다. 선발 양훈(5⅓이닝)에 이어 손승락(1⅓이닝)-한현희(⅓이닝)-조상우(2이닝)로 3-2의 승리를 지키려고 했다. 확실히 틀어막기 위해 조상우를 8회에 투입했다. 염경엽 감독은 조상우에 대해 “8,9회에 쓰려고 한다. 2이닝도 던질 수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조상우는 긴장한 탓인지 제대로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8회말 무실점에 이어 9회에는 볼넷을 남발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4사사구(3볼넷)로 동점을 허용. 승부는 연장까지 이어졌다. 2이닝을 투구하면서 무려 48개의 많은 공을 던진 것이 더 치명적이었다. 그나마 연장 승부에서 이겼다면 피로도가 덜 했을 수도 있었는데, 연장 10회말 3-4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반면 두산의 마운드는 단기전에서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올 시즌 두산의 최대 약점은 불펜이었다. 팀 타율 2할9푼(3위), 선발 평균자책점 4.78(4위)로 좋았다. 하지만 불펜 평균자책점이 5.41로 리그 9위. 1,2위 삼성, NC는 물론이고 다른 구단과 비교해도 밀렸다. 그러나 준 플레이오프에서는 달랐다. 1차전에선 더스틴 니퍼트가 7이닝(2실점) 소화로 중간 계투진의 부담을 덜어줬다. 함덕주(⅓이닝 1실점), 앤서니 스와잭(2이닝 무실점)에 이어 마무리로 등판한 이현승은 ⅔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투구수도 7개에 불과했다.
이현승은 2차전 등판에서 터프 세이브(동점 혹은 역전 주자가 있을 때 등판해서 기록한 세이브)까지 올렸다. 그는 팀이 3-2로 근소하게 앞선 8회초 2사 2,3루서 구원 등판했다. 상대는 우타자 박병호. 3볼을 던진 이후 고의4구로 출루시켰다. 2사 만루의 위기가 계속됐지만 유한준을 상대로 유리한 카운트를 끌고 간 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9회에도 등판한 이현승은 김민성, 윤석민을 연속 헛스윙 삼진, 김하성을 유격수 땅볼로 막고 1점 차의 리드를 지켜냈다.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이 없었다.
이처럼 1,2차전에서 양 팀 마무리 투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조상우는 1차전 동점 허용과 함께 2차전에는 아예 등판하지 못했다. 급박한 상황에서 등판할 수도 있었지만, 넥센은 경기 후반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역전에 실패했다. 반면 이현승은 2경기 모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아울러 포스트시즌 통산 12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0.71(12⅓이닝 1자책점)으로 호투하고 있는 마무리 이현승이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