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가 병살 방지 슬라이딩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강정호(피츠버그)에 이어 루벤 테하다(뉴욕 메츠)까지, 병살 방지 슬라이딩에 부상을 입는 내야수들이 속출하자 선수 보호를 위한 규칙 규정의 필요성이 다시 한 번 제기되고 있다.
뉴욕 메츠 유격수 테하다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티다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7회말 더블 플레이를 시도하던 중 2루에서 1루 주자 체이스 어틀리와 충돌로 오른쪽 종아리뼈가 골절되는 중부상을 입었다. 두 다리가 공중에 뜨며 쓰러진 테하다는 끝내 일어서지 못한 채 차량에 후송돼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남은 포스트시즌을 허무하게 마감한 순간이었다.
지난달 18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강정호가 시즌 아웃 당한 부상과 상황이 같았다. 당시 강정호도 병살 방지를 위해 거칠게 슬라이딩한 시카고 컵스 1루 주자 크리스 코글란과 충돌로 왼쪽 무릎 반월판 파열과 정강이뼈 골절의 중부상을 당했다. 강정호의 부상으로 2루 병살 방지 슬라이딩에 대한 문제가 공론화됐는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어틀리와 테하다 사이에 같은 사고가 벌어져 미국 현지에서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다시 한 번 규칙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메이저리그 전문 칼럼니스트 버스터 올니는 12일 테하다의 부상 이후 칼럼에서 '그만하면 됐다, 테이크아웃 슬라이딩은 반드시 끝내야 한다'는 제목아래 더 이상 이런 살인적인 슬라이딩으로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올니는 '3주 전 강정호가 2루 베이스 슬라이딩으로 다리가 망가진 후 규칙 변화의 필요성을 했다. 그 이후 몇몇 선수들이 텍스트와 메시지로 2루 슬라이딩은 야구의 중요한 부분이자 경기의 일부분이라며 강하게 반응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 내야수들을 보호해야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포수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홈 플레이트 충돌 방지 규칙과 마찬가지로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서이다. 반복적인 위험을 놓아두어서는 안 된다. 베이스보다 수비수 몸을 겨냥하는 슬라이딩이 수용되는 시대는 끝났다. 오랜 시간 위험하고 불필요한 방식이었다'며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올니는 '조 토리 메이저리그 부사장은 애리조나 가을리그에서 변경된 규칙을 시험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스포츠가 발전하고 진화하는 만큼 어틀리의 슬라이딩은 이번 오프시즌부터 불법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강정호에 이어 테하다까지 슬라이딩에 부상을 입은 마당에 규칙 개정은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이날 '어틀리의 지저분한 스윙이 테하다에게 충격을 안겼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전현직 메이저리거들의 반응을 실었다.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어린 아이들에게도 어틀리처럼 2루에 슬라이딩 하라고 가르칠 것인가?'라며 반문했고, 저스틴 업튼은 '만약 슈퍼스타 유격수가 다쳤다면 다음날 툴로위츠키 룰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등의 비판적인 반응을 나타내며 규칙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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