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실전을 거듭하며 점점 강해지고 있다. 불안요소들마저 강점으로 바뀌고 있다.
두산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도 4-3으로 1점차 승리를 거둔 두산은 홈에서 2승을 거둬 5전 3선승제 시리즈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놓였다.
앞으로의 시리즈에서 두산이 유리한 것은 먼저 2승을 따냈다는 점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현재 가진 전력 면에서 두산이 우위라는 것이 가장 크다. 넥센의 불펜 필승조 중 조상우와 손승락은 피로한 상태다. 두산은 패하지 않고 먼저 두 번 이겨 기세도 올라와 있다.

실전을 통해 불안했던 점들이 지워지고 있는 부분이 두산이 가진 최고의 이점이다. 먼저 선발진의 불안이 해소됐다. 니퍼트는 시즌 막판 좋았지만 이전까지는 불안했고, 시즌의 절반 가까이를 쉬었다. 장원준은 9월 이후 평균자책점 6.91로 페이스가 흔들리던 중이었다. 하지만 정작 준플레이오프에 들어오자 13이닝 4실점으로 2승의 밑바탕을 깔았다. 특히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 6.14로 부진했던 장원준은 가을에 부진했던 모습까지 벗어던졌다.
불펜은 적장인 염경엽 감독도 지적했듯 두산의 약점이었지만, 두 경기 동안 탄탄한 피칭으로 넥센 타선의 공세를 막았다. 앤서니 스와잭은 1차전에 승계주자를 불러들이기는 했으나 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김태형 감독도 호평했다.
2차전에서는 불펜의 기록 행진이 이어졌다. 노경은, 함덕주는 생애 첫 포스트시즌 홀드를 기록했고, 1차전 승리투수 이현승도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노경은은 9월의 활약을 바탕으로 1이닝 1볼넷 무실점해 향후에도 접전 상황에 쓰일 수 있음을 증명했다. 함덕주는 안타 하나를 맞았지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 힘을 보탰다. 1승 1세이브를 해낸 이현승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타선에서는 침묵하던 민병헌이 터졌다.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 1볼넷 1타점으로 시원스레 터지지 않았던 민병헌의 방망이는 2차전에 빛을 발했다. 6번으로 나와 선취점을 내는 밀어내기 볼넷 포함 2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으로 100% 출루했고, 이제는 다시 3번으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자신감도 회복됐을 것이다.
엔트리 내에 있던 거의 모든 야수들을 한 번씩 써볼 정도로 고른 선수 기용을 한 점도 칭찬할 일이다. 두산은 1차전에 백업포수 최재훈, 이미 2명의 외국인 투수를 쓴 뒤라 규정 때문에 쓸 수 없었던 데이빈슨 로메로를 제외한 모든 야수들을 다 활용했다. 그 중 박건우는 끝내기 안타까지 쳐냈다. 앞으로 있을 경기들을 생각하면 1차전에 대부분의 선수를 다 써봤다는 것은 굉장한 수확이다.
모든 일에 있어 불안요소를 지우는 마지막 과정은 실전에서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실전을 통하기 전까지 불안했던 부분들은 신뢰를 바탕으로 실험하지 않는다면 언제까지나 불안으로 남는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과감한 결단으로 팀의 불안요소를 하나씩 없앴다. 지금의 모습이라면 준플레이오프 승리는 물론 그 이후도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