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팀 홈런 1위, 팀 득점 1위. 막강 넥센 히어로즈 타선이 포스트시즌에 들어온 뒤에는 좀처럼 터지지 않고 있다. 정규시즌에는 경기당 평균 6.3점을 냈지만, 이번 준 플레이오프는 경기당 2.4득점에 그친다.
넥센은 두산과의 준 플레이오프 원정 2경기를 모두 내주면서 궁지에 몰렸다. 1차전 3-4, 2차전 2-3으로 패했다. 시리즈 돌입 전까지만 하더라도 넥센의 잠재적 불안요소는 마운드였다. 시즌 막판 2선발 라이언 피어밴드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에 믿을만한 선발투수는 에이스 앤디 밴해켄 하나 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작 투수들은 제 몫을 했는데, 1차전에서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른 양훈이 5.1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고, 2차전 피어밴드도 제구불안으로 고전했지만 4이닝 2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지진 않았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넥센이 2경기에서 얻은 5점 가운데 3점은 모두 솔로홈런이었다. 거포군단 답게 홈런은 2경기에서 3개가 나왔지만, 모두 주자가 없을 때 나왔다. 나머지 2점은 박병호의 희생플라이 그리고 김하성의 적시타가 전부였다.

그리고 여기에는 중심타선의 침묵이 눈에 띈다. 이번 준 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은 이택근-박병호-유한준으로 클린업트리오를 꾸리고 있다. 이들의 2경기 성적 합계는 20타수 2안타, 타율 1할에 그치고 있다. 타점은 1차전에서 낸 박병호의 2점이 전부다. 중심타선이 침묵을 지키면서 넥센은 힘겹게 경기를 끌고가고 있다.
역시 넥센이 승리를 거두려면 타선이 터져야 한다. 그리고 넥센은 13일 홈인 목동구장으로 돌아가 준 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만약 여기서도 밀린다면 목동구장 마지막 경기가 된다.
넥센의 올 시즌 팀 타격성적은 타율 2할9푼8리(2위) 904득점(1위) 203홈런(1위)다. 경기당 6.3점을 내 이것도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잠실구장 타율은 2할8푼3리, 시즌 타율보다 떨어지긴 했지만 리그 2위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홈런은 고작 11개만 쳤고, 경기당 득점도 5.8점으로 떨어진다.
대신 목동에서의 넥센 타선은 공포 그 자체였다. 넥센의 목동 타율은 3할9리, 넥센만 만나면 펄펄 날았던 NC(.340) 팀 타율 바로 뒤에 위치한다. 넥센은 팀 홈런 203개 가운데 안방인 목동에서 117개를 쳤고, 경기당 6.5점을 올렸다. 시즌 평균 득점보다 높고, 잠실과 비교하면 0.7점이나 더 올렸다.
지난 11일 열린 2차전에서 넥센에 가장 아쉬운 장면은 7회초 나왔다. 2-3으로 끌려가던 도중 선두타자 김민성이 노경은의 공을 잡아당겨 외야 멀리 보냈다. 담장을 넘어가나 싶었지만 펜스 파로 앞에서 힘을 잃고 떨어졌다. 야구에 만약은 없지만, 넥센으로서는 '목동이었다면' 이라고 생각했을 장면이었다. 안방으로 돌아간 넥센이 타선을 앞세워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