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Yes’라고 말할 때 ‘No’를 외치기 위해서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탄탄한 근거를 바탕으로 확고한 믿음이 뒷받침이 돼야만 가능한 행동이다.
용기에 ‘애정’을 더해, 역차별 여론과 급성장하는 수입차에 치여 안방을 내줄 위기에 놓인 현대차를 지지하는 이들이 있다. 현대차 전 차종 연합 동호회인 ‘현대모터클럽’이다. 현대모터클럽 회원들은 한글날이 덧붙어 3일로 늘어난 지난 주말연휴를 고스란히 투자해 현대차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한 전국 투어에 나섰다.
지난 8일 늦은 저녁, 현대차 전 차종 연합 동호회 ‘현대모터클럽(이하 HMC)’ 회원 22명이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한자리에 집결했다. 이들은 현대모터클럽 전국 연비투어인 ‘Hyundai Motor Club ECO-Tour’를 진행하기 위해 모인 것으로, 이번 연비투어는 현대차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비를 직접 인증하기 위해 HMC의 자발적인 기획과 참여로 이뤄졌다.

김주현 HMC 카페장은 “우리가 타는 현대자동차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비를 소비자로서 직접 검증해보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현대자동차의 잘못은 따끔히 지적하고, 현대자동차의 긍정적인 부분들은 적극적으로 알리는 건전한 자동차 동호회 문화를 만들어갈 계획이다”고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22명의 회원은 8일 저녁, 서울에서 원주를 시작으로, 9일 원주에서 대구, 대구에서 울산, 울산에서 부산, 10일 부산에서 광주, 광주에서 대전, 11일 대전에서 인천, 인천에서 다시 서울까지 전국투어를 실시했다. 원주와 대구, 울산 등 각 지점에서는 해당과 인근 지역의 회원들도 합류해 총 150명이 참가했다. 지역별 참가자 중에는 ‘맥스크루즈’ ‘아반떼 AD(가솔린)’ ‘싼타페’ 등 하이브리드 외의 차량도 있었다.
HMC는 이번 행사 기간 동안 ‘전국투어 생중계 게시판’을 운영했고, 총 300건이 넘는 연비 인증 사진과 글이 올라왔다. 참가자들은 실시간으로 “3일차 ‘맥스크루즈 4륜연비 16.9km/l” “‘LF 쏘나타 하이브리드’ 구간연비” “문산휴게소~광주 연비측정” 등 자신의 연비주행에 대한 글을 게재했다.
현대차 측은 HMC의 행사 소식을 듣고, 전국투어의 총 구간 길이가 1000km가 넘어 참가자들의 차량 보호를 위해 전국을 달리는 22명의 운전자 중 원하는 이들에게 ‘LF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지원했다. 이들을 포함해 기간 동안 ‘LF 쏘나타 하이브리드’ 운전자들은 대부분 23~26km/l 를 기록했고, ‘그랜저 하이브리드’ 운전자들도 18km/l에서 23km/l 의 연비를 기록했다.

전국투어 전체 일정에 참가했던 김인철 씨는 “첫날이나 둘째 날에는 공인연비를 약간 웃도는 연비를 기록했으나, 연비 운전에 눈을 뜬 셋째 날부터는 25~26km/l를 꾸준히 기록할 수 있었다”며 “주행 습관에 따라 얼마나 더 경제운전을 할 수 있는지를 깨닫게 돼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여행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 윤원석 씨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에는 EV모드로 주행할 수 있는 영역을 최대화시키고, 하이브리드만의 최적화된 운전기술들을 익히면 기대 이상의 연비를 체험할 수 있다”며 연비주행에 대해 설명했다.
윤원석 씨는 “‘연비’를 위해 하이브리드 차량(LF 쏘나타 하이브리드)을 구매했다. 현대차보다 앞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한 업체도 있지만 현대차의 보증기간 10년 20만km 조건이 ‘LF 쏘나타 하이브리드’ 구매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요인이다”라며 “토요타 프리우스와 고민하는 회원들이 많으나, 공간성이나 편의사양, 가성비 등을 고려해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HMC 회원들의 현대차를 향한 애정은 맹목적인 것은 아니다. 김강현 씨(아반떼 AD 소유)는 “처음에는 나도 현대차에 대한 오해가 많았다. 하지만, 현대차에서 쏘나타 충돌테스트, 연비 대회 등을 통해 기존과는 달리 고객 소통을 위해 많이 노력한다는걸 느낄 수 있었고, 나를 포함한 주변 동호회원들의 시선도 많이 바뀌는 중이며 명절 등에 집에 내려가면 잘못 알려진 사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알린다”며 현대차에 대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 씨는 “주변에 외부를 돌아보면 현대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인터넷에서는 현대차를 옹호하면 '현빠'라는 말을 들으면서 비난을 받는다. 인터넷 상에 안티 세력이 많은 것 같다”며 분명 현대자동차가 잘못하고 잇는 부분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네티즌 사이에는 무분별한 비난과 근거 없는 욕설이 난무한다”며 잘못된 오해에 대한 안타까움도 표현했다.
애정 어린 비판도 나왔다. 박수남 씨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아쉬운 점은 최근 기술력과 성능이 독일차 수준으로 올라왔음에도 어이 없는 조립 실수 등으로 품질이 안 좋은 차라는 욕을 먹는다”며 “생산 공장에서 완벽한 품질 관리가 이루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김강현 씨도 여기에 더해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옵션질이 심해 소비자들을 섭섭하게 하는 부분들이 많다”며 “모든 제작사가 이익을 위해 그럴 수 있지만, 국민기업으로써 국민들을 배려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 동호회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한 뜻 깊은 행사 인만큼 기쁜 마음으로 (차량을)지원했다”며 “하이브리드 구매 의향이 급증한 상황에서 많은 네티즌들이 현대차 하이브리드 연비의 우수성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fj@osen.co.kr
[사진] 현대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