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김태형(48) 두산 베어스 감독과 염경엽(47)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1년 선후배 사이입니다. 둘이 같은 학교를 다닌 적도 함께 소속팀에서 뛴 적은 없지만 서로를 잘 알고 있습니다. 사석에서 만나면 염 감독이 김 감독을 깎듯하게 선배로 모십니다.
두 감독은 이번 준플레이오프가 첫 포스트시즌 맞대결로 게임 전부터 은근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포문은 김태형 감독이 먼저 열었습니다. 지난 9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넥센 불펜의 기둥인 우완 조상우를 향해 “너무 많이 던지면 나중에 후회한다”고 농담을 던지며 슬쩍 신경을 건드렸습니다.
미디어데이에서는 웃어넘겼던 염경엽 감독은 1, 2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리면서 두산 벤치를 향해 폭발했습니다. 지난 10일 열린 2차전에서 8회 우천 중단된 후 속개된 경기 때 조명탑을 빨리 켜지 않은 점과 오재원과 서건창의 말싸움이 발단이 돼 벤치 클리어링으로 연결된 부분에 "야구를 깨끗하게 하고 싶은데 두산에서 계속 자극을 한다"며 작심한 듯 쏟아냈습니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중요한 경기이다 보니 너무 예민해 있다”며 살짝 물러섰지만 양팀의 신경전은 시즌 중 두산전서 넥센 톱타자 서건창의 부상, 막판 치열한 3, 4위 순위 싸움 등으로 불거진 결과로 보여집니다.
두 감독의 지략대결은 13일부터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부터 다시 재개됩니다. 그 결과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양팀 감독 모두 ‘준비된 감독들’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됩니다.
김태형 감독은 올해 두산 지휘봉을 잡은 초보사령탑입니다. 그러나 두산 프런트에서는 김 감독을 ‘준비된 사령탑’으로 일찌감치 점찍어 두었던 후보였습니다. 김 감독은 4년전에 김경문 감독에 이은 가장 강력한 차기 사령탑 후보였습니다. 리더십과 치밀함을 높이 평가받아 가장 강력한 후보였으나 투수 출신의 김진욱 감독이 뜻밖의 낙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김 감독은 SK 와이번스의 배터리 코치로 두산을 떠나 밖에서 두산을 연구하는 위치로 갔습니다. 김 감독은 이때를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었습니다. 김 감독은 “밖에서 두산의 전력을 다시 보게 되고 타구단의 장단점도 공부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합니다.
김 감독은 ‘리틀 김경문’으로 불리울 정도로 뚝심있는 지도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선수단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하는 리더십이 뛰어나다는 평입니다. 고참 선수들과 신예 선수들을 적절하게 배려합니다. 또 포수 출신답게 경기를 읽는 눈과 꼼꼼함도 갖췄다는 평가입니다. 여기에 선수들의 기강을 확실하게 세우는 한편으로는 간간히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팀분위기도 살리는 등 넉살도 좋습니다. 이 점이 김경문 감독과 다르다면 다른 면입니다.
이번 대결에서는 김 감독에게 밀리고 있는 염경엽 감독은 이미 ‘염갈량’으로 공인을 받으며 지도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넥센 지휘봉을 잡으며 첫 사령탑에 취임하자마자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며 남다른 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팀전력이 다른 팀에 비해 크게 나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일궈낸 업적으로 더욱 빛이 나고 있습니다.
선수시절부터 프런트 운영부장, 그리고 코치생활을 하면서 매일같이 정리한 자신만의 ‘야구 노트’를 바탕으로 ‘염경엽 야구’를 펼치고 있습니다. 스토브리그에서 철저한 ‘자율야구’를 표방하며 선수들의 훈련을 독려하는 등 기존 감독들과는 차별화된 전략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많은 훈련시간 보다는 선수들의 특성에 맞는 집중력을 높인 훈련과 체력강화를 가장 강조하는 훈련으로 지금까지 성공적인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염 감독은 시즌 전체를 아우르며 선수 한 명 한 명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성장시키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술을 전혀 하지 못하는 자신의 약점 아닌 약점을 야구 연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특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신중하고 꼼꼼한 성격이 ‘염갈량’으로 불리울만 합니다.
한마디로 김 감독과 염 감독 모두 코치시절부터 ‘꼼꼼함’으로 무장된 ‘준비된 감독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과연 ‘리틀 김경문’ 김태형 감독이 여세를 몰아 굳히기로 끝낼 것인지 아니면 ‘염갈량’ 염경엽 감독이 대반격에 성공해 ‘리버스 스윕’을 달성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OSEN 스포츠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