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는 왜 아시아 6위에 그쳤을까.
국가대표팀이 손빨래를 하고 제대로 못 먹고 뛴 것은 분명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다. 그렇다고 저조한 성적의 변명거리는 될 수 없다. 한국농구는 실력이 부족해서 졌다.
김동광 감독이 이끈 남자농구대표팀은 지난 3일 막을 내린 2015 아시아농구선수권에서 최종 6위를 기록했다. 2009년 텐진선수권 7위 후 최악의 참사였다. 한국농구가 아시아 4강에도 오르지 못한 것은 역대 두 번째다. 대회는 끝났지만 경기력에 대한 철저한 반성은 필요하다.

▲ 대회 내내 똑같았던 주전라인업
한국은 양동근, 조성민, 문태영, 이승현, 김종규가 대회 내내 베스트5로 뛰었다. 요르단과의 첫 경기부터 이란과의 8강전까지 7경기 연속 주전라인업에 변화가 전혀 없었다. 승패와 상관없이 F조 3위과 확정된 카자흐스탄전에서도 주전은 똑같았다. 인도와 순위결정전에서 상대 높이에 맞추고 주전들을 쉬게 하려고 김태술, 조성민, 최준용, 이종현, 김종규가 먼저 나온 것이 유일한 변화였다.
조직력을 맞출 훈련시간이 부족하다보니 5명의 선수들이 최대한 함께 뛰게 하려는 의도는 있었다. 그러나 당일 컨디션에 맞춰 좋은 선수를 넣고, 상대팀의 전술에 맞는 맞춤형 라인업을 짜지 않았다는 말도 된다.
특히 대회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문태영이 붙박이 주전으로 나온 점은 아쉽다. 2미터 장신이면서 3점슛 능력이 있고, 리딩까지 볼 수 있는 최준용은 가치가 높다. 그러나 최준용은 요르단전 6분, 중국전 1분 출전에 그쳤다. 최준용은 싱가포르전에서 10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 3스틸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 최준용의 가치, 너무 늦게 발견했다
레바논과의 결선 1차전, 한국은 전반전 32-43으로 뒤졌다. 문태영이 4점으로 부진했다. 김동광 감독은 후반전 최준용을 투입해 대박을 터트렸다. 최준용은 20분을 뛰면서 10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3점슛 2개로 승부의 물줄기를 바꿨다. 장신 최준용이 3번을 보면서 2-3 지역방어가 위력을 발휘했다.
카타르전 최준용은 다시 벤치신세였다. 믿었던 주전 문태영은 4점으로 부진했다. 최준용이 뒤늦게 나섰지만 4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한 뒤 5반칙 퇴장을 당했다. 최준용이 처음부터 주전으로 뛰는 것이 나았다.

이란전에서 장신 최준용의 가치는 높았다. 카자흐스탄전에서 오른쪽 무릎에 타박상을 입은 최준용은 부상을 참고 뛰었다. 최준용은 하메드 하다디와 신경전을 펼치는 등 가장 파이팅이 돋보였다. 그는 7점, 1스틸을 기록 후 다시 5반칙 퇴장을 당했다. 뛰는 시간은 짧았지만 임팩트는 강백호였다. 가드까지 볼 수 있는 최준용은 양동근과 김태술의 부담까지 덜어줬다. 그는 좋은 선수였지만 코칭스태프가 가치를 너무 늦게 발견했다. / jasonseo34@osen.co.kr
① 중국전 패배는 용병술의 실패
② 카타르전 패배, 준비가 부족했다
③ 동근·성민에 지나친 의존...침묵한 문태영
④ 리바운드 亞최하위...골밑싸움 참패
⑤ 고정된 주전라인업...아쉬운 최준용의 가치
⑥ 저조한 성적에 세대교체 실패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