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는 왜 아시아 6위에 그쳤을까.
국가대표팀이 손빨래를 하고 제대로 못 먹고 뛴 것은 분명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다. 그렇다고 저조한 성적의 변명거리는 될 수 없다. 한국농구는 실력이 부족해서 졌다.
김동광 감독이 이끈 남자농구대표팀은 지난 3일 막을 내린 2015 아시아농구선수권에서 최종 6위를 기록했다. 2009년 텐진선수권 7위 후 최악의 참사였다. 한국농구가 아시아 4강에도 오르지 못한 것은 역대 두 번째다. 대회는 끝났지만 경기력에 대한 철저한 반성은 필요하다.

▲ ‘3개월 알바’ 코칭스태프의 해체
한국농구는 참패를 당하고 돌아왔다. 결과는 물론 아쉽다. 이런 뼈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에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노하우를 전수해줄 사람이 없다. 김동광 감독을 비롯한 김상식 코치와 조상현 코치는 3개월 단기임무를 마쳤다. 김동광 감독은 해설위원으로 돌아간다. 조상현 코치는 프로농구 선두 오리온 코치로 복귀했다. 아시아선수권을 분석하고 반성하고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유재학 전 감독의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 경험이 김 감독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듯, 김 감독이 왜 실패했는지 다음 감독은 알 길이 없다. 똑같은 고생을 또 해야 한다는 말이다. 농구대표팀이 발전하지 못하고 늘 제자리걸음인 이유다.
국제농구연맹(FIBA)은 2017년 11월부터 축구처럼 홈&어웨이 제도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A매치 기간에 전세계 모든 국가들이 일제히 농구대결을 펼치는 것이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메이저대회의 예선은 1년 6개월에 걸쳐 실시하게 된다. 자국에서 1년 내내 A대표팀의 국가대항전을 볼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전임감독이 없는 한국은 강제로 전임감독제를 도입하게 됐다. 방열 회장은 “외국인 코치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전임감독제를 도입하려면 많은 예산이 확보돼야 한다. 한국농구에 전임감독제가 실제로 도입될지는 지켜 볼 문제다.
▲ 세대교체의 실패...과연 비전은 있는가?
남자농구대표팀은 2016년 올림픽 최종예선 진출에 실패했다. 내년에 A매치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대표팀 선수 중 양동근(34), 문태영(37)은 국가대표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지 않다. 대표팀에서 중심을 잡아줄 큰 형님이 빠진다. 불법스포츠도박으로 빠진 중참 김선형과 오세근은 언제 돌아올 지 알 수 없다. 후배들은 더욱 혼란스럽다.
남자배구대표팀의 경우 상비군까지 35명을 선발해 2020년 도쿄올림픽에 대비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고교생 4명과 대학생 8명을 국가대표로 선발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이들은 출중한 재능뿐 아니라 신장 2미터 내외의 좋은 하드웨어까지 갖췄다. 배구협회는 비록 당장의 성적은 좋지 않아도 향후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중장기 계획을 갖고 있다.
반면 농구는 이러한 계획이 전무하다. 예산이 부족하다며 진천선수촌에도 딱 12명만 뽑아 단기합숙을 하는 농구대표팀이다. 과연 고교에서 프로직행을 선언한 송교창(19, 삼일상고) 같은 선수를 파격적으로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뽑아 키울 생각이 있을까. 없을 것이다.

이번 대표팀은 아시아 4강을 겨냥했지만 최종 6위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성적도 놓쳤고, 세대교체도 제대로 못했다. 2017년 이후를 겨냥해 더 과감한 세대교체를 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 jasonseo34@osen.co.kr
① 중국전 패배는 용병술의 실패
② 카타르전 패배, 준비가 부족했다
③ 동근·성민에 지나친 의존...침묵한 문태영
④ 리바운드 亞최하위...골밑싸움 참패
⑤ 고정된 주전라인업...아쉬운 최준용의 가치
⑥ 저조한 성적에 세대교체 실패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