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뉴욕의 팬심은 원정팀에게 결코 호의적이지 않았다. 시작부터 끝까지 말 그대로 살기가 느껴졌다. 그 때문일까. LA 다저스는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LA 다저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미 뉴욕의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선발 브렛 앤더슨이 메츠 타선의 뭇매를 맞은 끝에 7-13으로 대역전패했다. 2차전에서 승리하며 간신히 시리즈 전적을 동률로 만든 다저스는 이제 벼랑 끝에 몰렸다. 한 경기라도 패배하면 포스트시즌은 일찍 끝난다. 리그 최고 연봉 팀에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다저스는 시작부터 메츠 팬들의 야유를 받아야 했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무대에서 원정팀 팬들의 야유는 익숙한 일이지만 이날은 정도가 더 심했다. 바로 체이스 어틀리 사태 때문이었다. 11일 열린 2차전 당시 7회 2-2 동점 상황에서 1루 주자 어틀리의 거친 태클에 메츠 유격수 루벤 테하다가 부상을 당한 사건이었다. 보통 이런 플레이에 대해 관대한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즉시 2경기 출장 정지를 내릴 정도로 파장이 컸다.

이런 테하다의 부상에 화가 난 메츠 팬들은 이날 시티필드를 가득 메워 한 목소리로 야유를 보냈다. 경기 시작 전부터 한 마음으로 움직였다. 식전 행사로 다저스 선수들이 하나하나씩 소개될 때마다 야유가 쏟아졌다. 클레이튼 커쇼도 표적이 됐다. 커쇼는 다저스의 상징적인 선수이자 이날 경기 전 어틀리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으며 4차전 선발이기도 했다.
커쇼 다음으로 소개된 어틀리 때는 시티필드 역사상 최고의 야유가 쏟아졌다. 장내 아나운서가 다음 선수를 소개하지 못할 정도로 야유가 컸다. 한 템포를 걸러 다음 선수인 키케 에르난데스를 소개했으나 관중들의 야유 속에 아나운서 멘트는 잘 들리지 않았디. 언론들은 “경기장 곳곳에서 욕설이 쏟아졌다”라고 전했다. 어틀리는 예상을 했다는 듯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했다.
이미 뜨거운 분위기는 이날 경기를 관장한 심판들도 알고 있었다. 경기 시작 전 메츠 선발 투수인 맷 하비에게 뭔가의 이야기를 전했다. 미 언론들은 “공식적인 경고는 아니었으나 사실상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져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빈볼, 위협구에는 단호하게 퇴장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경고가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돈 매팅리 LA 다저스 감독도 주심과 이야기를 나눴다. 비슷한 내용이 전달됐을 것이라 추측됐다.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다저스가 메츠 에이스 하비를 상대로 2회 연속 안타를 뽑아내며 3점을 먼저 냈다. 다저스가 시티필드를 조용하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동료를 부상으로 잃은 메츠도 만만치 않았다. 2회 반격에서 다저스와 비슷한 연속 단타 방식으로 1점을 만회했고 2사 만루에서는 그랜더슨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싹쓸이 2루타로 단번에 경기를 뒤집었다.
이런 메츠는 3회 다노의 좌월 2점 홈런으로 4회 세스페데스의 좌월 3점 홈런 등으로 다저스 마운드를 폭격하며 10-3으로 달아났다. 초반 불안했던 하비는 5이닝을 3실점으로 버텼고 가뜩이나 잘 맞지 않는 다저스 타선은 경기장 분위기에 눌린 듯 힘을 쓰지 못했다. 9회 켄드릭이 3점 홈런을 터뜨리며 분전했지만 점수차가 너무 난 뒤였다. 결국 다저스는 7-13으로 졌다. 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역대 최다 실점이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