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판승부에 올 시즌 모든 것이 달려있다. 울산 현대와 FC 서울이 명문클럽의 자존심을 모두 걸고 제대로 붙는다.
울산은 14일 오후 7시 30분 울산문수구장에서 펼쳐지는 ‘KEB 하나은행 2015 FA컵’ 준결승에서 서울과 맞붙는다. 승자는 반대쪽 전남 대 인천의 승자와 최종우승을 놓고 다투게 된다.
▲ 무너진 명문클럽 자존심, 단번에 만회할 기회

K리그 개막 전 우승후보로 분류됐던 울산과 서울의 성적은 신통치 않다. 5위 서울(승점 54점)은 3위 포항(승점 56점)에 불과 승점 2점 뒤졌다. 상위스플릿 성적에 따라 충분히 3위는 노릴 수 있다. 하지만 2위 수원(승점 60점)을 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서울이 K리그 2위 안에 들어 ACL 32강 직행티켓을 따내기는 수월치 않다. 설령 서울이 3위를 한다 해도 플레이오프를 통과해야 ACL에 갈 수 있다. FA컵 우승은 ACL로 갈 수 있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이다.

울산도 마찬가지다. 현재 9위인 울산은 올 시즌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윤정환 감독 선임 후 분위기를 쇄신한 상황에서 성적이 받쳐주지 않았다. 다행히 최근 울산은 6경기 무패(4승2무)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상위스플릿에 가기에는 발동이 너무 늦게 걸렸다. FA컵 우승팀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자동진출권을 갖는다. 울산은 명문이란 이미지에도 FA컵 우승이 없었다. 울산은 FA컵 우승을 통해 명예회복과 ACL 진출이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린다. 구단의 사활을 걸었다.
▲ 김신욱 VS 아드리아노, 득점왕 후보들의 맞대결
두 팀의 분위기는 아주 좋다. 드디어 ‘김신욱 활용법’을 깨달은 울산은 최근 4승 2무로 무패행진을 펼치고 있다. 울산은 0-0으로 비긴 4일 대전전을 제외하면 모두 두 골 이상을 뽑아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외국선수 코바는 김신욱의 입맛에 딱딱 맞는 절묘한 크로스를 올려주고 있다. 덕분에 김신욱은 14골을 넣으며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국가대표 수문장 김승규가 버틴 수비도 든든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FA컵을 의식해 김승규를 13일 자메이카전에 빼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만큼 소속팀 이 경기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서울도 순순히 물러설 생각이 없다. 서울은 최근 세 번의 울산원정에서 두 번 이겼다. 특히 지난 8월에 김남춘과 아드리아노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서울은 최근 2경기서 모두 세 골씩을 뽑아내는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울산의 다소 불안한 수비가 버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서울에서 가장 날카로운 창은 아드리아노다. 올 시즌 14골을 넣은 그는 김신욱(경기당 0.42골)과 골수는 같지만, 영양가(경기당 0.54골)는 더 높다. 박주영이 부상으로 뛸 수 없는 가운데 아드리아노가 얼마나 해결을 지어줄 수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