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3] 2013 가을男 유희관, 목동서 홈런에 울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0.13 21: 46

가을 선전을 다짐했던 유희관(29, 두산 베어스)이 정규시즌 막바지의 부진을 씻어내지 못했다.
유희관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와의 3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4이닝 7피안타 3탈삼진 3볼넷 3실점했다. 2년 전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3, 특히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0.63으로 MVP급 투구를 한 유희관은 가을에 보이던 강한 모습을 이어가지 못했고, 팀의 2-5 패배 속에 패전투수가 됐다. 반격을 당한 두산은 2승 1패가 됐다.
정규시즌 넥센전 3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7.64로 부진했던 유희관은 18승(5패)으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쳤지만 마무리는 좋지 않았다. 마지막 6경기에서 유희관은 2승 1패를 거두기는 했으나 평균자책점이 8.89로 높았다. 또한 6경기에서 소화한 이닝도 26⅓이닝에 불과했다.

이러한 부진에 대해 개의치 않았던 유희관은 포스트시즌을 통해 정규시즌 후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서건창과 김하성에게 허용한 솔로홈런 2방이 실점으로 연결됐다. 두 홈런 모두 잠실이었다면 홈런을 장담할 수 없었다는 점이 유희관으로서는 아쉬울 법도 했다. 그리고 5회말 선두타자 박병호를 좌전안타로 출루시킨 것을 노경은이 불러들이며 3실점했다.
기록에 나타난 것은 4이닝 3점이었으나 투구 내용은 그보다 더 만족스럽지 못했다. 1회말 그는 1~3번에게 연속안타를 맞았다. 1번 고종욱을 견제로 잡는 과정이 없었다면 첫 이닝에도 실점이 발생했을 확률이 높았다. 4회말에도 김하성의 홈런 뒤에 박동원의 몸에 맞는 볼, 고종욱의 좌전안타와 서건창의 볼넷에 만루 위기를 맞이했다. 후속타자 윤석민 타석에서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가는 타구가 나왔지만 유격수 김재호의 도움으로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
이날 유희관의 최고 구속은 132km까지 나와 평소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주 무기인 싱커(전력분석 자료에서는 체인지업으로 표기)가 효과적으로 먹혀들지 않았다. 특히 김하성의 홈런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에 걸치는 싱커를 공략해서 나온 것이었다.
포심 패스트볼과 변화구의 비율도 정확히 1:1이었다. 92개의 공 중 빠른 볼이 46개였는데, 평소보다는 낮은 비율이다. 그만큼 위기를 많이 겪으며 단순한 볼 배합으로는 타자를 상대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진 경우가 많았다거나, 혹은 포심 패스트볼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전 유희관의 최근 부진에 대해 "공도 좀 높았고, 지쳐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본인이 괜찮다고 하니 믿어야 한다"며 체력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실제로 유희관은 2년간 367이닝으로 정규시즌에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토종 투수였다. /nick@osen.co.kr
[사진] 목동=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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