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승부를 위해 두산 베어스가 야심차게 꺼낸 데이빈슨 로메로(29) 카드가 뒤늦게 폭발했지만, 이미 승부처를 지난 뒤였다.
로메로는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팀의 7번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로 1타점을 기록했다. 기록만 놓고 보면 준수했지만 필요할 때는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반격을 당한 두산은 2-5로 패해 2승 1패가 됐다.
첫 타석부터 벤치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상대 선발 앤디 밴헤켄과 만난 로메로는 3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볼 2개를 연속으로 고르며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러나 파울과 스트라이크 뒤 5구째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돌아섰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병살타로 찬스에 찬물을 끼얹었다. 1사 1루에 나온 로메로는 이번엔 초구에 방망이를 냈다. 그러나 타구는 3루수 정면으로 갔고, 5-4-3 병살타로 연결되어 두산의 공격이 끝났다.
다음 타석에서는 만회하는 한 방이 나왔다. 그러나 이미 흐름이 넥센으로 꽤 넘어간 뒤였다. 8회초 1사 1루에 나온 로메로는 6구째에 폭투가 나와 민병헌이 2루에 간 뒤 8구째를 공략해 좌측 파울라인 안쪽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로 팀의 무득점을 끊었다. 그리고 대주자 장민석으로 교체되며 경기에서 빠졌다.
정규시즌 밴헤켄과의 맞대결에서 타율 3할7푼5리(8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으로 강했고, 목동에서 치른 5경기에서 멀티홈런 한 경기 포함 3홈런을 집중시켰지만 이날 타격은 그런 모습과 거리가 멀었다. 물론 온전히 로메로의 탓으로 돌릴 수 없을 만큼 밴헤켄이 7회초까지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7회까지 무실점한 밴헤켄은 7⅔이닝 5피안타 10탈삼진 3볼넷 2실점해 승리투수가 됐다.
로메로의 4차전 선발 출장 여부는 다시 불투명해졌다. 염경엽 감독은 이미 4차전 선발로 우완인 양훈을 예고했다. 김태형 감독이 승부처에서 침묵했던 로메로 카드를 4차전에도 고수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로메로는 정규시즌 좌투수 상대 타율이 2할8푼3리였던 반면 우투수를 만나서는 2할4푼6리로 낮았다. /nick@osen.co.kr
[사진] 목동=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